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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고 겉돌고… 김빠진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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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고 겉돌고… 김빠진 국감

입력
2014.10.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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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원내 지도부 공백으로 세월호ㆍ서민 증세 등 주요 이슈 이렇다 할 한방 없이 무기력 공세

내주 朴 대통령ㆍ김무성 대표 동시에 해외 순방 길 올라… 여론 관심서 뒷전 밀릴 가능성

국정감사 첫날인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가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의원들의 자리가 텅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국정감사 첫날인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가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의원들의 자리가 텅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맹탕ㆍ부실 국정감사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증세 논란을 전면화하려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내 지도부의 공백으로 방향타를 잃었고, 여권 핵심인사들은 국감이 본궤도에 오를 내주에 줄줄이 해외로 나갈 예정이다. 뒤늦게 원내 지도체제를 정비한 새정치연합이 세월호ㆍ증세 논란에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초 올해 국정감사는 이른바 ‘세월호 국감’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또 담뱃값 인상 방침을 필두로 한 증세 논란도 상당할 전망이었다.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권은 이들 현안을 고리로 대대적인 대여 공세를 예고해왔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책국감을 표방하는 등 차단막을 치면서도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하지만 막상 국감 뚜껑이 열리자 전연 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당직자가 9일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연합에서 세월호 문제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할 정도다. 실제 세월호 참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농해수위나 안행위, 법사위 등에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야권의 공세가 없었다. 부자감세ㆍ서민증세 논란도 기재위와 안행위 등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됐을 뿐이다.

국감이 야당의 존재의미를 부각시킬 무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차적으로 새정치연합의 무기력이 낳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우선 국정감사 직전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전격 사퇴로 원내 지도력에 공백이 생기면서 집중력을 상실했다. 원내대표 중심으로 공략 포인트를 설정하고 주요 상임위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팀 플레이’는 애당초 기대난망이었던 셈이다.

게다가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하면서 원내전략의 한 축인 정책역량도 집중되기 어려웠다. 세월호특별법만 해도 이달 말 처리를 위해선 세부 사항에 대한 본격적 협상이 진행되면서 유관 상임위에서 공세와 피드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는 거의 올스톱 상태다. 새정치연합 재선의원은 “세월호 참사든 서민증세 문제든 당내 전략ㆍ정책단위가 큰 그림을 그려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답답해했다.

물론 새정치연합이 이날 우윤근 원내대표 체제로 재정비되면서 전반적인 국정감사의 분위기가 달라질 여지는 생겼다. 특히 우 원내대표가 세월호법 협상에 깊이 관여해왔고 정책도 총괄해왔던 만큼 세월호ㆍ증세 논란을 전면화하면서 정국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설 공산이 크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본격화하는 내주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이어 해외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새정치연합 신임 원내지도부의 공세가 제대로 먹혀 들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14~17일 이탈리아를 방문해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와 한ㆍ이탈리아 정상회담,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김 대표는 중국 공산당 초청으로 ‘반부패와 법치’를 주제로 한 한중 정당정책회의 참석차 13~16일 중국을 방문한다.

때문에 정부 수반과 여당 수장의 동시 공백으로 국정감사의 정치적 무게가 자칫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이 국정감사의 고삐를 바짝 당기더라도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마다 호의적 여론이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국정감사는 여론의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포함해 공식대표단만 12명인 매머드급 방문단을 꾸리는 김 대표의 방중도 국감장으로 쏠릴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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