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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유죄 나오면 노무현처럼 자살 검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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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유죄 나오면 노무현처럼 자살 검토” 논란

입력
2017.03.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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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대구=박진만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대구=박진만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대한민국의 우파를 재건하겠다”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TK(대구ㆍ경북)의 적자”임을 강조한 홍 지사가 출정식 장소로 택한 곳은 대구 서문시장이다. 당 핵심 지지기반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의 민심부터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이날 출정식에서 “화재로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굳건히 다시 일어선 서문시장 상인 여러분 앞에서 국민께 약속 드린다”며 “쓰러져가는 대한민국의 우파 보수세력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연설과 출마선언문에서 보수 우파의 정서를 집중 공략했다. “소통과 통합이라는 위선의 가면에 숨어 눈치만 보는 리더십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반대가 두려워 결정을 미루고, 여론이 무서워서 할 일도 못 하는 유약한 리더십으로는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불어 닥친 정권교체 바람을 두고는 “유일하게 지금 대한민국만 탄핵강풍으로 좌파가 광풍시대를 열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 그 어린 친구가 핵을 갖고 공갈하는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당선되면 북한 먼저 가겠다고 한다, 거기 돈 바치러 가는 것 아니냐. 그런 자가 어떻게 대통령을 하느냐”며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홍 지사는 안보 상황도 거론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지도자는 국수주의자이자 ‘스트롱맨’이어서 소통으로 치장한 유약한 좌파정부가 들어서면 이들은 모두 우리를 외면할 것”이라며 “지금은 강인한 우파 대통령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이미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됐는데 일방적으로 당할 수는 없다”며 “한판 붙어보자며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위안부 합의’도 “무효”라며 “위안부는 합의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역사다. 10억 엔이 아니라 10조 엔을 준다 해도 돈으로 거래할 수 없는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나열하며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홍 지사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거론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출정식 뒤 기자회견에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자격 논란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0.1%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죄가 되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어 “없는 사실을 갖고 또 다시 뒤집어씌우면 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뒤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검찰이 상고한 상태다. 당내에선 이 때문에 그를 두고 ‘불안한 후보’라는 지적이 있다.

대선에 나서면서 특정 지역에서 출마선언을 한 사실도 뒷말을 낳고 있다. 대구는 2012년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에게 80%가 넘는 득표율을 안겨준 ‘보수의 심장’이다. 이 때문에 전국적인 여론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자극해 ‘집토끼’부터 잡고 보겠다는 계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홍 지사는 “제가 TK의 적자이기 때문에 대구에 와서 출마선언을 하는 것”이라며 “태어나기는 경남에서 태어났지만, 자라기는 대구에서 자랐기 때문에 정말 대구가 내 고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당원과 지지자 약 1,000명이 모였다. 근처 건물에서 창문을 열고 지켜보거나 눈물을 훔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또 윤한홍ㆍ강석진ㆍ윤재옥ㆍ곽대훈ㆍ김상훈ㆍ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강기윤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는 홍 지사를 비롯해 김진태 안상수 원유철 조경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인제 전 의원,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 출사표를 냈다(▶ 1차 컷오프 결과).

대구=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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