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인터넷 오지에 48억명… IT업계엔 블루오션

알림

인터넷 오지에 48억명… IT업계엔 블루오션

입력
2015.03.19 16:19
0 0

구글, 와이파이 기구·태양열 드론… 年 100억달러 수익 창출 예상

페이스북, 앱으로 웹사이트 접근… 벌써 수백만달러 광고수입 올려

스페이스엑스, 위성 인터넷 사업 100억달러 이상 투자 이끌어 내

구글의 와이파이 기구가 지난해 6월 뉴질랜드 남섬 켄터베리에 위치한 테카포 호수 인근에서 상공을 날고 있다. 켄터베리=AP 연합뉴스
구글의 와이파이 기구가 지난해 6월 뉴질랜드 남섬 켄터베리에 위치한 테카포 호수 인근에서 상공을 날고 있다. 켄터베리=AP 연합뉴스

라제시 마가드(23)씨는 정보기술(IT) 강국 인도에 살지만 최근까지도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는 “내가 사는 마을엔 무선인터넷은커녕 유선인터넷망도 부실해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인근 도회지로 가야 한다”며 “인도에서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다”고 한 현지 매체에 말했다.

전세계 인구 중 마가드씨처럼 ‘인터넷 오지’에 살고 있는 인구는 48억명(60%)에 달한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도상국 인터넷 사용 인구는 전체 인구의 29.8% 남짓. 중국은 50%가 채 안 되고 인도는 20%에도 못 미친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IT업체들은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넷 오지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각종 신기술을 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관련 업체를 인수하면서까지 열정적으로 개도국의 정보소외자들 돕기에 나서는 모습인데, 일각에서는 미래의 수익원을 만드는 작업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기구 드론 위성 등 이용 다양한 시도

구글은 2013년 자사 연구조직 구글엑스(Google X)를 통해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기구를 상공에 띄워 인터넷 오지에 무선인터넷을 보급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 사업에 착수했다. 최근까지 뉴질랜드와 브라질, 호주 등지에 70여개 프로젝트 룬을 띄웠다. 기구 한 개당 무선인터넷 송수신 폭이 80㎞에 달하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 최소 수천㎞ 폭에 걸친 인터넷 서비스 고리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또 태양열 드론을 사용해 인터넷 보급망을 확대하는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도 시작했다. 구글은 프로젝트 타이탄을 위해 지난해 영국의 드론 제작 회사인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고, 드론 비행을 규제하고 있는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에게서 면허 2개를 받았다. 6개월간 시험 비행을 통해 올해 안에 공식적으로 첫 태양열 드론을 띄워 역할 수행을 가능케 할 방침이다.

구글에 따르면 프로젝트 룬이 광범위한 인터넷 오지를 대상으로 한다면, 프로젝트 타이탄은 이동 경로 조절이 쉽다는 장점을 살려 비교적 좁은 범위의 지역에 더 정확한 무선인터넷 신호를 전송한다. 프로젝트 타이탄은 특히 통신망이 마비된 재난지역에 빠르게 파견돼 제 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도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맞붙었다. 사용자들은 인터넷오알지 앱을 이용하면 데이터 요금을 내지 않고 위키피디아, BBC 뉴스 등 수십여개 웹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다. 앱이 처음 보급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아프리카의 잠비아 탄자니아 케냐 가나, 남미의 콜롬비아, 인도, 필리핀 등지에 보급됐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 글을 통해 “전 세계 인구의 90%가 기존 무선 통신망 범위 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망 구축 비용 등이 부담스러워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며 “IT 업계가 더 저렴한 인터넷 접속 방법을 개발하면서 지속 가능한 투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격적 사업 행보를 이어온 일론 머스크도 민간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엑스(Space X)를 통해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스페이스엑스는 5년 안에 1,200㎞ 상공에 저궤도 위성 수백개를 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태양광을 이용한 인공위성을 통해 통신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서도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화성에서도 인터넷 통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과 애플도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위성을 사들여 인터넷 보급망을 넓힐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은 17일 전했다.

잠재 시장 큰 만큼 수익도 상당

이들 IT업체에 인터넷 오지는 엄청난 잠재 시장이다. 2일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프로젝트 룬을 통해 연간 100억달러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먼 지역에 광섬유케이블을 까는 엄청난 비용을 절감하는 것과 동시에 현지 통신사와 협력해 잠재 시장에 빠르게 접근 중이다. 구글은 이미 뉴질랜드의 보다폰이나 호주의 텔스트라, 라틴아메리카의 텔레포니카 등 여러 통신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 룬의 총책임자인 마이크 캐시디는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인구 중 5%만 고객으로 끌어온다 해도 수익은 상당하다”며 “수입이 적은 빈곤층을 위해 비용을 5달러로 책정한다 해도 한 달에 10억달러, 1년에 수입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엑스도 우주인터넷 사업을 발표한 직후 1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냈고, 페이스북은 인터넷오알지 앱을 통해 수백만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