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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전이된 4기 대장암, 완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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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전이된 4기 대장암, 완치를 꿈꾼다

입력
2016.10.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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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암센터 외과 교수

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대장암은 지난 5월 발표된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남성 2위, 여성 3위의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더라도 184개국 가운데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이 10만 명 당 45명(2012년 기준)으로 세계 1위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대장암에 취약한 한국인의 유전적 특징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건강검진 등을 통해 대장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전이된 상태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줄고 있다.

모든 암이 그렇겠지만 대장암도 조기에 발견되면 치료와 생존율이 현저히 높아진다. 대장암은 1기와 2기의 일부까지는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2기 일부와 3기부터는 수술과 항암치료를 같이하면 효과적이고,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일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이렇듯 1~3기 대장암은 다양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의학이 발전하며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 항암신약, 고성능 방사선치료기 등이 등장하며 치료예후나 환자의 삶의 질 또한 매우 향상됐다.

그러나 대장암의 재발률은 20~50%정도로 높고, 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전이(암종증)를 동반한 4기 대장암 환자는 치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암세포가 대장의 외벽을 뚫고 복막으로 전이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매우 나쁘다.

그래서 많은 의료기관은 정도 단계에서는 수술을 미루고 항암 치료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술로 암을 제거하지 않는 한 대장암의 완치는 어렵다. 완치 가능성이 없는 완화 목적의 항암치료만 시행하는 경우라면 환자와 환자 보호자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4기 암환자에게 완치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 바로 하이펙(HIPECㆍ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이다. 하이펙은 수술로 모든 암 부위를 제거한 후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수술실에서 곧바로 42도로 가열한 항암제를 약 90분간 복강 내에 주입해 시행하는 온열항암치료법이다. 온열 자체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고 항암제의 치료 농도를 30배까지 올린 상태에서 암세포 표면에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다. 하이펙 치료를 하면 항암치료 만했을 때보다 생존율이 3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하이펙 치료는 처음 발생한 부위의 암세포와 전이된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기에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보통 10시간 이상 걸린다. 수술이 장시간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이후 뜨거운 온열 항암 치료가 병행되므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하이펙 치료는 고도로 특화되고 숙련된 의사와 치료팀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뎌내야 할 환자와 보호자의 굳은 의지와 믿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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