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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족의 명운을 위태롭게 하는 北 4차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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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족의 명운을 위태롭게 하는 北 4차 핵실험

입력
2016.0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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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국 추구는 화 자초하는 망상

무모한 도발 대가 치를 수밖에 없어

단호한 대응과 함께 냉정은 유지해야

북한이 6일 오전 기습적으로 제4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6년과 2009년, 2013년에 이은 또 한번의 무모한 핵 도발이다. 조선중앙TV는 이날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수소탄’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극적인 8ㆍ25 남북 합의 이후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도발을 자제하고 대외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깡그리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더욱 충격이 크다. 한반도 긴장의 급격한 고조는 물론이고 남북관계가 끝 모를 수렁을 빠져 들게 뻔하다. 유엔안보리의 추가 제재 등 국제사회의 징벌도 필연이다. 김정은 정권은 무모한 도발을 강행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험에 성공했다는‘수소탄’이 통상 1메가톤급 이상의 폭발력을 가진 수소폭탄이 아니라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핵폭탄 내부에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을 넣어 핵분열 반응 효율을 높인 것으로 위력이 핵폭탄의 2~5배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국방당국에서는 우리 기상청 등에 의해 측정된 지진파 규모로 미뤄 증폭핵분열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북한의 핵 능력 부풀리기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탄의 실체가 무엇이든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의 핵능력이 한층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3차 핵실험을 통해 확보했다는 핵무기 소형화ㆍ경량화 수준도 더욱 진전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장거리 로켓에 이어 최근 빈번하게 사출 시험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탄두 운반수단도 다각도로 개발 중이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와 제재를 아랑곳하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기정사실화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동북아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으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핵 능력을 계속 키워나가는 이유를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서 찾았다. 미국을 위시한 적대 세력들의 날로 가증되는 핵 위협과 공갈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이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대망상에 의한 잘못된 판단이다. 핵은 결코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다. 5월로 예정된 36년 만의 7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내 결속과 업적 과시용일 수도 있지만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적 업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곳곳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해 대대적으로 외국자본 유치를 꾀해왔다. 그러나 이번 핵 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 물거품이 되고 북한주민의 고통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번 북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조차 이날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 핵에 민감한 일본 열도도 들끓어 북일관계도 악화할 게 뻔하다. 이번 핵실험 강행으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유엔안보리는 우리정부 요청으로 7일 새벽(한국 시간)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 핵 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은 당연하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 내용과 의도를 철저히 분석해 한치의 실수도 없이 대응 수순을 밟아가야 한다. 안타깝지만 당분간 남북관계 경색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단호함 못지 않게 냉정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북한이 무모하고 대책 없는 핵개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근본적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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