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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결의 전면 배격한다지만… 격 낮춰 비난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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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결의 전면 배격한다지만… 격 낮춰 비난한 북한

입력
2017.09.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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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볼 때까지 더 빨리 가야겠다는 의지

美와 실제 균형 이룰 힘 다지는 데 박차”

2371호 때는 ‘공화국 정부 성명’ 무게감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 2375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후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조태열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 2375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후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북한이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한 첫 공식 기관 입장을 내놨다. 외무성 보도 형식으로 “준열히 단죄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격(格)만 놓고 보면 8월 초 2371호 결의 당시보다 한참 낮은 수위의 반응이라는 평가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북한 외무성은 ‘보도(report)’ 형식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정정당당한 자위권을 박탈하고 전면적인 경제 봉쇄로 우리 국가와 인민을 완전히 질식시킬 것을 노린 극악무도한 도발 행위의 산물”이라며 새 안보리 결의를 비난했다.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안보리가 11일(미국 뉴욕 현지시간) 신규 결의를 채택한 지 하루 만이다.

또 북한은 “미국의 주도 밑에 또다시 감행된 불법 무도한 제재 결의 채택 놀음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선택한 길이 천만번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끝을 볼 때까지 이 길을 변함없이 더 빨리 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가다듬게 하는 계기로 되었다”고 강변했다. 이어 “전대미문의 반(反)공화국 제재 압박 책동으로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고 무장해제시키며 핵무기로 우리를 깔고 앉으려는 미국의 기도가 명백해진 이상 우리는 미국과 실제적인 균형을 이루어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힘을 다져나가는 데 더 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날 반응은 안보리 제재에 개의치 않고 미국과 대등한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때까지 핵ㆍ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계속 매진하겠다는 의지 피력 차원인 것으로 짐작된다. 되레 유엔 제재를 핵 개발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의도로도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격은 떨어뜨렸다. 북한이 7월 연거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뒤 지난달 초 안보리가 결의 2371호를 채택했을 당시 북한이 보인 반응은 가장 격이 높은 ‘공화국 정부 성명’이었다. 이번 외무성 보도는 기관 명의 성명은 물론 대변인 성명이나 담화, 기자와의 문답보다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껏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북한 당국 반응 중 가장 (격이) 낮은 형식”이라고 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당분간 북한이 숨 고르기를 하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통상 북한이 제재에 도발로 반응해 온 데다 미국에 보복하겠다는 메시지 역시 꾸준히 발신하고 있어서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는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량 약 30% 감축, 북한의 섬유 수출 금지, 북한 해외 노동자 대상 신규 노동 허가 발급 금지 등 고강도 조치가 담겼다. 이 중 섬유 수출 차단과 해외 노동자 고용 제한을 통해 각각 연 8억달러와 2억달러 등 총 10억달러(1조1,350억원)가 넘는 북한의 외화 벌이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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