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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美 정부의 대북대화 의지를 일깨운 남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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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美 정부의 대북대화 의지를 일깨운 남북대화

입력
2018.01.11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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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고위급회담 결과를 논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대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도 당분간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내가 대북 군사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알려 주기 바란다”고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직접대화 용의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대해 처음에는 ‘두고 보자’는 식의 회의적 반응을 보이다가 “올림픽을 넘어 협력하기 바란다”며 대화 지지로 선회한 데 이어 남북대화를 매개로 한 비핵화 북미대화까지 거론한 것이다. 여전히 전제조건이 달려있긴 하지만, 미국 정부의 북핵 접근법이 군사옵션을 포함한 제재 일변도에서 대화병행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에 충분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긴밀한 대화 공조도 평가할 만하다. 김정은의 신년사에 대한 우리의 고위급회담 제안 과정에서 한미는 대화의 의제, 수위 등 회담 성격을 놓고 긴밀하게 조율했다. 북한의 대화공세에 말려 자칫 한미공조나 대북제재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기우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 성사를 트럼프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는 등 남북문제와 한미공조를 연계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트럼프 정부의 변화된 대북 접근에 좋은 영향을 미친 셈이다. 북핵 해법을 놓고 줄곧 겉돌았던 것으로 비쳤던 양 정상이 남북대화를 계기로 진정한 공감과 소통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남북대화를 비핵화 북미대화로 이어 가기 위한 첫 단추는 일단 잘 꿰어졌다. 주변국의 강력한 지지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적어도 2, 3개월은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할 여건이 마련됐다. 이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 첫 시험대가 곧 있을 남북 간 군사회담이다. 고위급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원론적 입장을 확인한 자리였다면 군사회담에서는 어려운 숙제를 하나씩 풀어 가야 한다. 남북 간 긴장완화와 대북공조, 비핵화 견인이라는 고차함수를 푸는 건 결국 우리 정부의 몫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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