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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7년래 최악 ‘잊어버린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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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7년래 최악 ‘잊어버린 봄’

입력
2016.0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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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둔화ㆍ저유가ㆍ브렉시트에

북한 도발 등 지정학적 위기 겹쳐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위축

가계 소비심리도 크게 나빠져

‘투자감소→ 경기 악화’ 악순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내외적 경제 환경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는 아니다”고 진단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 ▦유가 하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북한의 도발 등 각종 위기 요인들이 꼬리를 물며 중첩되면서 기업들의 경제 심리는 그 당시 이상으로 잔뜩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 만이 아니라 가계의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둔화 →심리 위축 →투자ㆍ소비 감소 →경기 악화‘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63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71) 이후 4달 연속 하락한 수치로, 2009년 3월(56)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으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다. 중소기업 업황 BSI는 54, 수출기업 업황 BSI는 61로 각각 전월 대비 6포인트나 하락했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중국을 비롯한 중동, 러시아, 브라질 등 우리 기업들의 주요 수출 상대인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됐고,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조업 중단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이 뽑은 경영애로사항에서도 내수부진(24.0%), 불확실한 경제상황(23.1%)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부진(10.1%)도 전달보다 0.6%포인트 상승해 연초부터 기업들의 수출 여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기업 심리 위축은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비제조업 업황 BSI도 64로 지난달 대비 4포인트나 하락했는데, 이 또한 6년11개월만에 최저치다. 무엇보다 건설 관련 업종의 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건설업의 업황 BSI는 59로 1월(72)보다 무려 13포인트 급락했고, 부동산ㆍ임대업(70) 역시 5포인트 떨어졌다. 박 팀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이달부터 수도권에서 본격 시행되면서 건설ㆍ부동산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다”고 말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 역시 2월 89를 기록 전월 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일로에 있던 작년 6월(8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투자심리 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소비심리까지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국내외적인 여건이 투자ㆍ소비심리를 지속적으로 위축시키고 있으나 뾰족한 대응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심리 위축은 향후 한계기업 정리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과 맞물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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