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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CEO 날린 ‘한국식’ 접대…외신이 본 룸살롱 문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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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CEO 날린 ‘한국식’ 접대…외신이 본 룸살롱 문화는

입력
2017.06.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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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등 논란이 커지자 13일 무기한 휴직을 선언한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 CEO. AP 연합뉴스
성추문 등 논란이 커지자 13일 무기한 휴직을 선언한 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 CEO. AP 연합뉴스

미국 최대의 차량공유 벤처기업 우버(Uber)가 최근 겪고 있는 내홍의 중심에 한국 룸살롱이 등장했다. 지난 13일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안팎으로 사내 성추행, 자율 주행차 기술 절도 소송 등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하자 임원 회의를 통해 무기한 휴직 하겠다 밝혔다. 칼라닉의 최측근인 에밀 마이클 부사장은 같은 날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우버 고위 임직원들이 윤리적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5일 칼라닉의 전 여자친구 가비 홀즈워스는 현지 매체 '디 인포메이션'과의 인터뷰를 통해 칼라닉이 3년 전 회사 고위 임원 5명과 함께 서울 에스코트 바(룸살롱)에 갔다고 폭로했다. 그는 “남성들이 경매시장 소처럼 번호가 붙어있는 여성을 선택했다”며 “당시 동행했던 여성 마케팅 매니저가 불쾌함을 토로했다”고 진술했다. 에밀 마이클 부사장이 이 일을 말하지 말라고 홀즈워스를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의 불씨는 더 커졌다.

성매매 = 비즈니스 사교의 필수 코스?

포브스의 기고가 일레인 라미레즈는 한국에서 불법 성 접대가 빈번한 이유로 ‘정실인사’와 ‘정보 공유’를 꼽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포브스의 기고가 일레인 라미레즈는 한국에서 불법 성 접대가 빈번한 이유로 ‘정실인사’와 ‘정보 공유’를 꼽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홀즈워스의 폭로를 계기로 기고가 일레인 라미레즈는 지난 3월 27일 포브스에 한국 비즈니스 생태계에 뿌리 깊게 자리한 룸살롱 문화를 분석했다. 그는 키스방∙마사지방∙노래방 도우미 등 다양한 종류의 성매매 서비스와 매매가 이뤄지는 과정을 소개하며 “한국 기혼 남성 절반이 혼외 정사 경험이 있으며 40%의 기혼 남성이 성 구매를 외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의 현실을 통계를 들어 설명했다. (기사보기 ☞ The 'Escort Bars' That Uber Execs Reportedly Visited Are A Regular Affair In South Korea)

일레인은 한국에서 불법 성 접대가 빈번한 이유로 ‘정실인사’와 ‘정보 공유’를 꼽았다. 그는 “일터에서 근로시간 외 사교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이들은 커리어가 제한되거나 중요한 업무 기회를 박탈하기 일쑤”라며 “심지어 기자도 이런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면 당국 관계자로부터 특종을 놓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기업 임직원들이 법인 카드로 관련 결제를 하는 관행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비즈니스 내 성 접대의 활성화가 여성의 사회 진출을 제한한다고도 분석했다. 모든 저녁 식사와 술자리가 성 접대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 중심적인 업무 모임에서 배제되기 일쑤고 이 보이지 않는 벽이 유리천장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일레인은 성 산업의 방대한 규모 때문에 이를 제대로 단속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미국에선 성 매매를 비즈니스 사교로 간주하지 않지만 한국에선 성 접대가 사회 규범으로부터 괴리될 날이 아직 요원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 아시아 판은 지난해 8월 15일자로 게재된 기사에서 한국의 성 접대 활성화의 배경으로 정경유착을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접대 문화는)1960-70년대의 정부 주도적 경제 발전의 산물”이라며 “한국에선 관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간주 되다 보니 기업인, 관료, 언론인들 간 접대 관행이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 (기사보기 ☞ Korea cracks down on bribes in brothels)

미국에도 ‘도우미’가 있다?

서울의 한 성매매 집결지에서 종업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성매매 집결지에서 종업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일레인은 “일부 국외 거주민들은 로스 엔젤레스의 한인 타운에 성매매 문화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A를 비롯한 미국 대도시의 한인 타운엔 도우미(Doumi)또는 헬퍼(helper)라는 불리는 호스티스들을 갖춘 노래 주점이 영업 중이다. 패션 잡지 엘르는 한인 타운의 가라오케 바에서 일했던 레이라니 지(Leilani Zee)라는 여성의 도우미 경험담을 2015년 12월 16일자로 실은 적도 있다. 그는 돈을 쉽게 버는 만큼 성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외모로 가치를 재단 받는 성 노동자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폭로했다. (기사보기 ☞ Confessions of a Former L.A. Karaoke Hostess)

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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