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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폼페이오 방북 당일 미국에 “인권놀음 걷어치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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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폼페이오 방북 당일 미국에 “인권놀음 걷어치워야”

입력
2018.07.06 16:51
수정
2018.07.0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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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동원해 대미 비난

의제화 차단하려 단속한 듯

6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정면)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의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6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정면)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의 백화원영빈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 당일인 6일 북한이 “대화 상대를 자극하는 인권 비판을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쟁점이 의제로 오르는 일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개인 필명 논평에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우롱하는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대북) ‘인권’ 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했다. “최근 미국이 싱가포르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개선 흐름이 조성되고 조미 후속 대화들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속에서도 대조선 인권 압박 소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면서다.

논평은 미 국무부가 최근 북한을 16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한 사실 등을 거론하면서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종식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려는 우리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조미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권을 문제 삼는다면 오히려 인민의 세상에서 사는 우리가 인권 불모지인 미국에 대고 할 소리가 더 많다”며 “그러나 우리는 조미관계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때에 서로의 비방중상은 백해무익한 것으로 되기에 대범한 자세에서 두 나라 간의 좋은 미래만 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화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과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심도 있는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제 발을 스스로 묶어놓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조미 쌍방이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을 대담하게 버리고 호상(상호) 존중하고 신뢰하면서 앞길에 가로놓인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며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나가야 할 때”라며 “우리 공화국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자들의 악설에 놀아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Tier 3) 국가로 분류했다. 북한을 2003년부터 16년 연속 최저 등급 국가로 지목한 것이다. 당시에는 북한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미 하원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인권 개선을 한반도 비핵화 전략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됐다는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계속 이 이슈를 제기할 것”이라는 미 국무부 관계자 발언 등이 잇달아 보도되자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짐작된다.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과의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서 인권 문제가 거론되지 못하도록 미리 단속하려 하지 않았겠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노동신문 같은 관영 매체 대신 선전 매체를 선택,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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