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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뢰 잃은 박성진 후보자에 중소벤처부 맡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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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뢰 잃은 박성진 후보자에 중소벤처부 맡길 수 있나

입력
2017.08.3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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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의 자질ㆍ역량ㆍ도덕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박 후보자가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했던 전력을 놓고 과학계 반발이 여전한 가운데 두 자녀의 이중국적 보유, 분양권 다운계약서 거래를 통한 세금 탈루 의혹 등도 제기됐다. 여기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의 독재와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보고서를 2015년 학교에 제출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야당은 일제히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30일 “과학자임에도 창조론 논란을 일으켰던 박 후보자가 이번에는 뉴라이트 사관으로 문제가 됐다”고 꼬집었고, 바른정당 또한 박 후보자 보고서에 유신 찬양 내용이 담긴 것은 보수도 수용하기 힘든,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오를 자격조차 없음이 드러났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새 정부 들어 정의당이 반대한 인사는 모두 낙마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다. 그만큼 박 후보자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다.

포항공대 교수 출신인 박 후보자는 학내 창업ㆍ기술 사업화로 대학 분야 1위인 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벤처생태계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수장으로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 수행능력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더욱이 중소벤처기업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 독립부처로 새롭게 출범한 상징적 조직이다. 이미 벤처산업계와 과학계 신뢰를 잃은 박 후보자가 기술벤처ㆍ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새 정부의 핵심 과제를 수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가 야권의 요구를 수용해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는 게 순리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제가 된 고위직 인사를 보면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유독 과학기술계 인사가 많다. 과학계에선 포항공대 출신인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동문인 박 후보자를 천거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청와대는 왜 과학기술 분야 인사가 엉망으로 이뤄지는지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 참사’가 거듭돼도 고치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박기영 사태’는 불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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