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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TV 속 그녀는 도봉순이었을까? 박보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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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TV 속 그녀는 도봉순이었을까? 박보영이었을까?

입력
2017.04.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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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이현아] JTBC 종영극 '힘쎈여자 도봉순'(도봉순)은 JTBC 역대 드라마 중 최고시청률을 세웠다. 그동안 1위였던 '무자식 상팔자' 시청률을 4년 만에 끌어내리고 9.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역대 최고시청률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도봉순을 연기한 박보영이다. 박보영은 힘을 숨기고 사는 평범한 봉순이를 평범하지 않게 그려냈다. 더욱이 연쇄납치범 소재만으로 16회를 끌며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을 잡은 이도 박보영이었다. 오죽하면 '장르가 박보영'이고, '박보영 하드캐리'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다. 그만큼 박보영은 도봉순으로 반 년의 시간을 보냈다.

"에이 그렇지 않다~. (백미경) 작가가 이런 손재의 에피소드를 확실히 가지고 있었다. 작가도 초고를 보고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만약 극중 악인 김장현이 잡힌 뒤 또 다른 악이 나오면 어떻게 풀까 작가도 고민했을 거다. 그리고 누구 하나가 잘해서라기 보다 모두가 다 함께 열심히 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보영의 작품 선택 기준은 이렇다. 대본(혹은 시나리오)를 먼저 본다. 스타 작가, 스타 감독, 스타 파트너보다 우선이다. 그 다음은 스스로에게 도전이 되는, 이전까지 해보지 않은 캐릭터다. 때문에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된 지상파나 tvN이 아닌 종편 도전이었고, 천하장사급 힘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박보영이 만든 도봉순이 재미났던 점은 전작의 이미지를 확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타고난 외형은 캐릭터를 차별하는데 있어 핸디캡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자신을 지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박보영은 앞서 '오 나의 귀신님'에서 약하디 약해 귀신까지 빙의될 정도의 나봉선을 연기했다. 작은 키와 마른 몸은 비실비실한 캐릭터에 충분히 이입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구도 뚫지 못할 힘을 가진 괴력의 여성을 외적 조건을 뛰어 넘고 완성했다.

"생김새가 달라질 수 없지 않나. 그 안에서 달라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과제라 생각했다. 이번에는 걸크러시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

박보영은 처음으로 연하의 파트너를 맞았다. 박형식은 한 살, 지수는 세 살 어린 상대였다. 이전까지와 다른 현장이었던 게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 박형식과 지수 모두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촬영에 들어갔다.

"회식할 때 박형식이 메인에 대한 부담을 얘기하길래 '우린 분량만 많을 뿐 다 같이 만드니 걱정하지 말고 상황에만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박형식의 그 고민은 나도 이미 했고, 지금도 하는 거다. 그래도 내가 1~2년 연기 활동을 먼저 했다고 둘의 고민이 귀여웠다. 일부러 든든한 척을 많이 했다. 나도 힘들지만 그렇지 않은 척, 센 척을 엄청 했다."

그런 박보영도 실은 현장의 선배들에게 어깨를 기댔다. 공비서 전석호, 백탁파의 김원해 등 선배들을 믿고 따랐다. 드라마 내내 코믹 호흡을 맞춘 김원해는 이 드라마의 선물 같은 존재였다. 박보영에 따르면 김원해는 여성스런 성향의 오동병을 촬영할 때 이미 오동병이 돼 현장에 나왔다. 김원해의 애드리브에 웃음을 못 참아 몇 번이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빵빵 터지는 애드리브들이 많았는데 방송에서 사용할 수 없는 장면이라 아쉬웠다. 주로 욕인데 기분이 나쁘지 않은 욕이다. 이형민 감독이 방송 나가려면 언어를 순화해 달라고 했을 정도다."

시청자들이 꼽는 '도봉순' 최애(最愛) 신은 박보영과 박형식의 키스신들이다. '키스 장인'으로 불리는 박형식과의 달달한 키스 신이 방송 될 때마다 두 사람의 현실 연애를 바라는 망붕족들이 속속 커밍아웃을 했다.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에 이은 생애 두 번째 키스(뽀뽀) 연기였다. 전작에서 조정석과의 키스신을 찍은 뒤 부모님께 알릴지 말지를 두고 고민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키스신이 우리 집에서 금지어가 된 듯 하다. 일절 언급도 않더라. 나도 (어땠냐고) 안 물어봤다. 키스신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는데 떨릴 환경이 안됐다. 벚꽃 키스 때는 여의도 직장인들이 통제가 안될 정도로 구경해 어떻게든 찍자 였다. 애틋하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입을 마주칠 타이밍을 보는데 여기저기서 '어머~ 도봉순 뽀뽀한다', '결혼하는 거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초콜릿 가게 앞에서도 보는 눈이 많아 빨리 하고 가자고 했다."

감정을 다 잡은 멜로 연기 후 여운이 깨진 데는 박형식의 질문도 있었다. 박형식은 '컷' 소리가 나면 항상 '어땠어'라고 물었다. 박보영이라면, 도봉순이라면 이성의 접근이 공감을 사는지 궁금한 물음이었다.

"나 따위가 뭐라고 물어볼까. 나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은 거다. 지수도 여러 개의 연기 샘플을 가지고 와 1번, 2번으로 리허설을 했다."

박보영은 당분간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좀 길게 가질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박보영의 힘 센 연기에 환호했지만 아픔이 있었다. 촬영 전 액션 연습을 하다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지만 되도록 (수술을) 안하는 방향으로 정해 재활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이호형기자 leemario@sporbiz.co.kr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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