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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기원과 진화... 전세계 청소년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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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기원과 진화... 전세계 청소년 읽어야”

입력
2017.02.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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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워켄드 아크홀에서 열린 57회 한국출판문화상 북콘서트에서 아동청소년부문 수상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편집자였던 김태희 사계절 팀장(왼쪽부터),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김해원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워켄드 아크홀에서 열린 57회 한국출판문화상 북콘서트에서 아동청소년부문 수상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편집자였던 김태희 사계절 팀장(왼쪽부터),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김해원 작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안 그래도 추모하는 자리를 꼭 한 번 만들고 싶었는데, 이런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돼 자연스럽게 추모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8일 오후 서울 내수동 복합문화공간 워켄드 아크홀에서 열린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아동ㆍ청소년부문 수상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북콘서트가 끝난 뒤 박지리 작가의 작품을 도맡아 온 사계절출판사 김태희 팀장의 표정은 맑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박 작가는 악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내놓은 뒤 세상을 떠났다.

소설은 ‘러너 영–니스 영–다윈 영’ 3대에 걸친 악의 탄생과 진화 문제를 다루면서 1~9지구까지 나눠진 철저한 계급사회를 묘사해냈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을 뿐 아니라, 청소년들은 그저 착하고 예쁘고 교훈적인 것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아동청소년 문학계에서는 ‘과연 박지리!’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출판문화상 심사 때도 이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래서인지 이날 북콘서트는 그야말로 ‘덕심의 향연’이었다.

김해원 작가는 “고인이 2008년 ‘합체’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았을 때 축사를 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얘길 했는데, 이후 내놓는 작품들 모두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 때마다 ‘정말 홀로 끝없이 달려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 대해서도 “200자 원고지 2,890매에 이르는 대작인데도 중반부 이후에는 독자조차 못 따라 갈 정도로 이야기의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정말 대단한 힘을 갖춘 작품”이라 평가했다.

김태희 팀장은 “무협명랑코믹물인 ‘합체’ 이후 대학 청소 노동자 문제를 다룬 ‘양춘단 대학 탐방기’를 내놓는데 여기서는 완전히 세상을 다 산 듯한 50~60대의 심리를 능숙하게 그려내서 원고를 받아 들곤 놀랬던 기억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김지은 아동문학 평론가는 “박지리 작가가 25살에 데뷔했는데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경험 부족에서 오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그런데 박 작가는 그런 게 없어서 박지리는 ‘1인 아니라 집단일 것이다’, ‘다른 비선 실세가 있다’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고 저도 개인적으로는 ‘박지리 다면체설’ 지지자”라며 웃었다. 김 평론가는 “이 작품은 우리 뿐 아니라 세계의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 말했다.

북콘서트를 마무리한 것은 서지은 작가가 완성한, 소설 속 가수 벤 헐크의 노래 ‘그림자’였다. 서 작가는 “책 표지를 보곤 볕 좋은 날, 밝은 날에 읽어야 할 것만 같아 거실에 뒀는데, 그러다 결국 밤마다 조금씩 읽게 됐고 이 책을 음악극으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빛을 등지고 길게 걸어. 어둠이 거울 되어 그를 비출 거야.’ 긴 여운을 남기는 가사와 함께 북콘서트는 끝났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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