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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2016년은 2015년과 다를까

입력
2016.01.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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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되었다. 새해를 맞으면 모두 작년과 다른 무언가를 기대한다. 1년 동안 쓰던 달력이 새 달력으로 바뀌듯이 말이다. 2016년의 우리 외교 안보는 2015년과 다를 것인가.

올해에는 한국과 미국 모두 국내 정치적 일정이 중요하고 외교 안보 역시 그 맥락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 안보 상황이 주로 한미 관계, 한중 관계, 그리고 남북 관계로 규정된다고 보면 북한의 4차 핵실험이란 돌발변수를 감안하더라도 2016년은 2015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선 한미 관계를 살펴 본다. 2015년에 한국과 미국이 고민으로 안고 있던 문제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남을 예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이다. 2015년 양국은 이야기를 안 꺼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문제를 되도록 수면 밑에 가라앉혀 두었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문제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함께 중국의 여전한 거부감, 그리고 한국의 총선 일정과 정치 지형 변화와 맞물려 안보 영역 이상의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 관계에서 2016년에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이다. 북한 정권에 대한 규탄을 제외하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오바마 정권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롯한 미국의 무역 문제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된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 미국, 특히 미국 의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FTA 이행에 관한 문제가 무역에 관한 부정적 예로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민의 주목도가 높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우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시각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악화된 이유도 미국 산업계의 중국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데에 있다. 그 동안 미국인 중국에 대해 가지는 외교 안보 측면에서의 부정적 인식을 산업 경제 측면이 완화했다면, 최근 산업 경제 측면의 부정적 인식이 강화하면서 중국에 대한 전체적 인식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외교 안보 보다 산업과 일자리 문제가 미국인들에게 훨씬 민감한 소재임을 감안해야 한다. 2015년 막바지 이룬 한일간의 합의는 한미간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여전히 국민에 대한 설득이 남아있다.

우리의 한중 관계의 고민은 이러한 미중 관계의 연장 선상에 있다. 소위 한국의 중국 경사론은 미국의 대중 인식 악화에서 비롯된 면이 많이 있다. 미중 관계는 당분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협조적 측면 보다 갈등적 측면이 지금처럼 계속하여 부각되는 것은 우리에게 부담이다. 우리가 미국에게 주장하는 대 중국 관계 강화의 이유 중 하나는 북한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 문제에 있어서 미국이 생각하는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과 많은 차이가 난다. 특히 북한이 4차 핵실험이란 도발을 감행하면 미국에서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 않고 매우 강화된 북한 제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대 중국 관계를 강화한다고 미국에 설명해 봐야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라는 존재는 2016년에도 여전히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새삼 확인됐다. 그래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북한은 핵실험이란 직접적 도발 외에도 우리의 정치 일정을 감안해 다양한 간접 공세를 펼칠 것이다. 소위 남남 갈등을 빚기 좋은 소재들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의 딜레마는 여전히 계속된다.

모든 새해 소원이 그렇듯 2016년 새해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냉철한 판단과 방향 설정만이 소원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이다.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원 워싱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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