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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현재의 제재 국면 돌파 위해 연성외교 전략 추진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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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현재의 제재 국면 돌파 위해 연성외교 전략 추진 가능성 커”

입력
2018.01.01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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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민간교류ㆍ적십자회담 등 제안

우호적 환경 조성 본격 나설 듯

국제사회 공조 틀 내서 적극 대응해야”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018년은 분단 73년이 되는 해로 남북관계는 여전히 갈등과 긴장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시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남북간 교류협력을 보면서 우리 모두는 분단이 가져온 경직성에서 벗어나 궁극적인 통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설렘을 가졌다. 그러나 설렘은 사라지고 북한의 무모한 핵개발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군사적 조치 가능성에 따른 우려와 불안감이 한반도 정세를 뒤덮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핵무기비확산체제(NPT)에 대한 북한의 도전과 이를 허용치 않는 우리 및 국제사회의 대치구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고도화된 핵무기 개발로 인해 우리 및 국제사회의 선택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는 물론 심지어 인도적 사안에 대한 북한과의 협력도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2018년을 포함해서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를 결정짓는 핵심사안은 북한 핵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 및 국제사회의 입장에는 변화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여부가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변수라고 하겠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 ‘핵 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인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화성 15형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향후 북한은 사회주의 강국 실현을 위해 매진할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선 김일성ㆍ김정일주의에 의한 정치강국과 핵무력 완성을 통한 군사강국이 실현되었으니 남은 하나인 경제강국 실현을 통해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북한 주민에 대한 공약을 실행에 옮기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김정은 정권은 2018년 들어서부터 본격적으로 우호적인 환경 조성을 위한 대남 및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북한은 핵문제와 관련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전략적 지위’가 변화했음을 주장하면서 핵군축과 평화협정 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당면해서는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에 대한 우리의 수요를 활용해서 한미 합동군사훈련 취소 및 중단을 주문하면서 한미 간의 조율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실시 여부에 따라 시차를 갖고 우리 및 미국과의 협상국면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될 경우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핵실험 중단이라는 ‘쌍중단’을 제안한 중국의 난처한 입장을 북중 간의 ‘산하와 피로 맺어진 관계’ 강화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선전전과 함께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제사회에서는 또 다시 북한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 북한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서 우리에게는 민간의 교류협력은 물론 적십자회담과 같은 비정치적 회담을 제안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또다시 군축회담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현재의 제재국면을 돌파해 나가기 위한 ‘연성외교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러한 북한의 상황 타개 전략에 대해 우리와 미국 모두 거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입장에서 제재 압박과 함께 대화 협력을 강조해 온 만큼 북한의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다만 북한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틀을 훼손하지 않고 우리 내부의 논란이 증폭되지 않는 조건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미국 내 여론과 예루살렘 논쟁으로 인한 중동 문제의 복잡성 등을 감안해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이 관심 갖는 의제를 구체화함으로써 북한의 호응도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은 남북관계에 있어 새로운 단계를 설정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에 있어서의 평화와 안정, 궁극적인 통일을 이루는 과정은 긴 호흡을 가지고 이성과 감정을 균형 있게 활용하면서 접근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조바심을 갖지 않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의 주된 당사자는 우리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당면한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문제 하나하나를 해결해 나가는 지속되고 일관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김형석 전 차관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남북 간 대화국면과 경색국면을 두루 경험한 대표적 통일부맨으로 꼽힌다. 서울대 영어영문과를 나와 행정고시 32회로 통일부에 들어왔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업무를 주로 담당해왔으며, 이명박정부 이후로 정세분석국장, 대변인을 거쳤으며, 박근혜정부에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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