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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제학] 캐릭터와 스토리로 지속적 가치 창출한 디즈니의 비즈니스

입력
2018.09.01 1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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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요즘은 요리가 대세인 듯하다. TV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수많은 맛집 방문기가 등장해 화려한 사진들과 함께 허기진 심신을 유혹한다. 요리란 매혹적이다. 요리에 많은 재료가 필요할 것 같지만 대개 재료는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맛은 천차만별이다. 별스러운 향미료를 제외하면 양념이란 것 역시 주방에 흔히 있는 것들이다. 아마도 맛을 내는 비결을 어찌 표현할 방법이 없다 보니 그냥 손맛이라고 부른다.

월트 디즈니도 이 분야의 달인이다. 디즈니가 다룬 주재료는 장편 만화영화다. 여기에 디즈니랜드라 불리는 테마파크, TV쇼, 뮤직, 연재만화, 캐릭터 저작권, 출판, 매거진, 아트숍이란 부재료와 양념을 적당히 버무려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간단히 말해 가족 친화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고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다른 엔터테인먼트 자산과 결합해 지속적 가치를 창출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디 월트 디즈니 컴퍼니’(The Walter Disney Company)로 부르는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가 만들어낸 비즈니스모델이자 가치사슬이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디즈니가 1966년 월트 디즈니 사망) 이후 마치 비법을 잃어버린 듯 위기에 빠진다. 급기야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인수합병 대상이 된다. 디즈니 이사회는 1984년 마이클 아이스너를 최고경영자(CEO)로 불러드린다. 미국 방송 3사와 파라마운트에서 잔뼈가 굵은 아이스너는 월터 디즈니의 비법을 다시 꺼내 들기로 한다. 바로 미키 마우스, 피노키오, 밤비, 백설공주, 일곱 난장이, 신데렐라같은 디즈니만의 캐릭터들과 이들이 주인공 되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것이다.

디즈니는 이후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난 듯 1989년 ‘인어공주’, 1991년 ‘미녀와 야수’, 1992년 ‘알라딘’, 1994년 ‘라이언킹’, 1995년 ‘포카혼타스’, 1996년 ‘토이스토리’ 1편을 쏟아낸다. 디즈니의 가치창조엔진이 다시 작동하고, 1984년 19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은 10년 만인 1994년 15배로 부푼다. 이 해에 아이스너 자신도 회장에 오르며 꿈을 이룬다.

하지만 아이스너도 결국 디즈니를 떠난다. 아이스너로 인해 회사에서 쫓겨난 애니메이션 감독 제프리 카젠버그가 드림웍스에서 ‘슈렉’을 제작하며 악역 캐릭터인 파콰트 영주를 아이즈너를 모델로 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아이스너는 독선적 경영 리더십으로 업계와 불화를 겪었지만 ‘디즈니 르네상스’라 불리는 10년간의 전성기를 다시 열었던 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재민 교수
박재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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