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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즌 연속 챔프전 이끈 이정철의 '강(強)' 리더십과 '유(柔)' 박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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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즌 연속 챔프전 이끈 이정철의 '강(強)' 리더십과 '유(柔)' 박미희

입력
2017.03.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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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철 감독/사진=한국배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좋은 리더가 팀을 위기에서 어떻게 구해내는지를 보여준 승부였다. 맹장 이정철 감독(57ㆍIBK기업은행)이 족집게 과외를 내놓고 분위기를 단숨에 역전시키는 용병술로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던 KGC 인삼공사를 잠재웠다. 큰 고비를 넘은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과 맞닥뜨린다.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충돌은 서로 다른 리더십의 대결로도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이 이끄는 스타 군단 IBK기업은행이 지난 22일 천신만고 끝에 인삼공사를 따돌리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3전 2선승제의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를 통과했다. 이 감독과 주장 김희진(26ㆍ기업은행)은 이구동성으로 "지난 다섯 시즌을 겪어오면서 이렇게 힘들게 올라간 적이 있었나 싶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2차전을 내주고 "어떻게 될지 몰라 인천으로 가기 위한 짐도 싸지 못했다"고 할 만큼 쫓기는 입장이었다. 상대 서남원(50ㆍKGC인삼공사) 감독이 "이 감독께서 경기 전과 초반에 무지하게 예민하던데"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지고 기자회견장을 나갈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위기의 순간 명장의 지도력은 빛났다.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 감독은 정리되지 않은 볼 처리에 대한 집중력을 강조했고 괴력의 알레나 버그스마(27ㆍ미국)를 잡기 위해선 김희진의 블로킹을 가다듬는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2세트 베테랑 세터 김사니(36)를 빼고 신예 이고은(22)을 적시에 투입하며 매디슨 리쉘(24ㆍ미국)의 공격력을 되살린 용병술도 놓칠 수 없는 터닝 포인트였다.

5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해서 너무 기쁘다는 소감도 잠시 이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흥국생명이 그려져 있다.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맞대결은 전혀 다른 색깔의 리더십이 맞붙는 구도로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감독이 굳센 '강(強)'이라면 박미희(54ㆍ흥국생명) 감독은 부드러울 '유(柔)'다.

평소 이 감독의 스타일은 코트에서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다양한 제스처로 선수들을 독려한다. 인삼공사에 패한 2차전 때는 느닷없이 양복 상의를 벗어 던지는가 하면 작전 타임 때 작전 판을 들고 나와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는 이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스타들이 즐비하고 개성이 강한 기업은행을 하나로 묶어 5시즌 연속 챔프전으로 이끌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국생명과 맞서는 전략 역시 '강'이다. 이 감독은 "우리가 체력적으로 열세지만 경기 감각에서는 앞선다"며 "초반에 이 이점을 살리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타비 러브(26ㆍ흥국생명)와 이재영(21ㆍ흥국생명)이 큰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막겠다. 유니폼에 세 번째 별(우승)을 달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박미희 감독이 흥국생명을 9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비결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이모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박 감독은 딱히 선호하지 않지만 이재영은 "감독님은 선수들 입장에서 생각해주신다"며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머리 좋고 다재 다능한 코트의 여우로 통했던 박 감독이 여성 지도자는 안 된다는 편견마저 깨며 2007년 이후 10년만의 통합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체력적으로 회복이 됐고 러브-이재영의 쌍포는 위력적이다. 홈 1차전에서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경기 감각을 찾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 시즌 상대 전적 3승 3패의 백중세인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이 벌이는 5전 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은 오는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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