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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지역주의 약화… 50대도 진보적 색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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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지역주의 약화… 50대도 진보적 색채 뚜렷

입력
2017.03.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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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 대통령 몰락 계기

TK서도 문재인ㆍ안희정 1ㆍ2위

고령화 불구 야권 지지세 압도적

386세대의 50대 진입도 큰 몫

한국 정치지형은 영호남의 지역 대결에다 2030과 5060의 세대간 대립 구도가 분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전통적 대결구도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영호남의 지역구도는 약화하고 2030세대와 5060세대의 대립도 전선이 흐릿해지는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역대 대선 결과를 좌우했던 두 가지 큰 변수가 출렁이면서 활주로가 짧아진 대선 판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완화하는 영호남 지역구도

지역 대결구도는 진작부터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지난 4ㆍ13총선 때 영남에서 야권 후보가, 호남에서 여권 후보가 잇따라 당선되면서 균열 조짐을 보였던 지역구도는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가 18, 19일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를 보면 대구ㆍ경북(TK)에서 야권 후보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21.6%)와 안희정 충남지사(21.0%)가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소속 홍준표 경남지사(15.8%)가 뒤를 따르고 있지만, 구여권 후보들이 압도적 지지를 받던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호남에서도 문 전 대표(44.7%)가 앞서곤 있지만, 지지가 특정 후보에 쏠리지 않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20.4%)와 안희정(15.6%) 충남지사 등 다른 야당 후보에게 흩어져 있다.

대선 때마다 상수나 다름없던 영호남 지역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호남에 이어 TK지역까지 압도적 영향력을 가진 대선주자가 실종되면서, 지역 대결구도가 그만큼 동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1일 “박정희정권부터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지역 연고를 가진 유력 정치인을 중심으로 지역주의가 공고해졌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추락으로 유탄을 맞은 TK지역의 변화가 지역주의 완화 흐름을 재촉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총선과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여야 정당들이 분화한 것도 지역주의 완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등장이 유권자의 선택지를 넓히면서 지역주의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다당구조의 출연은 양당체제 하에서 힘을 발휘하던 지역구도를 느슨하게 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헌 등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 움직임이 활발해 진 것도, 결국 지역주의 약화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진보적 색채 짙어진 세대구도

세대구도 역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 중도 성향을 보였던 40대가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진보블럭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2012년 대선 당시 보수에 편승했던 50대에 386세대가 대거 편입되면서 인구 고령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진보적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40대는 물론 50대에서도 야권 주요 후보 지지율이 구 여권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서 50대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 62.7%대 37.4%의 지지를 보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배 본부장은 “그 동안 50대는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연령효과가 맞아 떨어지는 세대였지만 86세대의 대거 유입과 사회 양극화 등 경제문제 등으로 ‘젊어서 정치적 성향이 나이 들어도 유지된다’는 코호트 효과이론에 더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과 세대 변수가 크게 요동치면서 스윙보터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본보가 14대부터 18대까지 20년간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5번의 대선에서 실제 결과 모두와 일치한 소위 ‘대표 기초자치단체’는 전국 251개 시ㆍ군ㆍ구(18대 대선기준) 중 25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충청(16곳)과 수도권(9곳)에 집중돼 있었다. 대표선거구 예측모델을 연구하고 있는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대표 기초자치단체로 분류된 25개 지역은 지역과 세대 등 전통적 변수에 좌우되지 않으면서도 정국 흐름에 매우 민감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며 “여론을 숨어서 주도하는 ‘샤이 부동층’ 유권자들이 집단의식으로 뭉쳐있는 이들 지역에 대한 민심 흐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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