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웹툰 영토확장 ‘레진’… 수출 100억원 돌파

알림

웹툰 영토확장 ‘레진’… 수출 100억원 돌파

입력
2018.03.20 15:01
25면
0 0

국내 최대 플랫폼 레진코믹스

한국 전체 수출액 5분의 1차지

작년 美 실적 66억, 8배로 껑충

만화 발판으로 영화 등 진출 활발

레진코믹스 미국 서비스 화면 캡처
레진코믹스 미국 서비스 화면 캡처

100억원.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가 2017년 한 해 동안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이다. 한국웹툰이 해외에서 총 결제액 100억원을 돌파한 건 레진코믹스가 처음이다. 주로 성인물 위주인 유료 웹툰 플랫폼들과 달리 장르를 다양화하고,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폭넓게 확보하는 정공법이 성공의 열쇠다.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연 매출 513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해외 매출이 100억원으로 19.5%를 차지했다고 20일 밝혔다. 2016년 매출 398억원에서 29% 성장했고, 해외 매출은 같은 기간 27억원에서 4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계한 만화 산업 예상 수출액(약 466억원) 중 5분의 1 이상을 레진코믹스가 이끈 셈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해외 실적은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나왔다. 2016년 1월 미국 시장에서 레진코믹스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는데, 2017년 8억원에 머물던 미국 플랫폼 내 결제액은 작년 66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2015년 하반기 진출한 일본 시장 매출도 2016년 19억에서 2017년 29억으로 47% 성장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지 않으면 진출이 어려워 기존 중국 웹툰 플랫폼 콰이칸 등에 개별 작품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간접 진출해 있는데, 지난해 봄 출시 첫 달부터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진코믹스는 2013년 6월 단 40편의 만화로 시작한 작은 사이트였다. 사업 초기였던 2015년에는 일부 유료 성인용 만화를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음란 사이트로 판단해 접속 차단했으나, 레진코믹스 애독자들의 비판 여론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레진코믹스는 빠르게 콘텐츠를 다양화해 갔다. ▦탈영병을 쫓는 군인의 시선으로 젊은이들이 소망하는 군대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제시한 ‘DP 개의 날’ ▦펜싱에 대해 다룬 독특한 스포츠물 ‘신의 속도’ ▦가정 내 학대와 차별 문제를 다뤄 사회에 자성의 메시지를 던진 ‘단지’ 등 대표적인 레진코믹스의 히트작은 만화 소재의 영역을 넓힌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17년 만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웹툰 제작이 가장 많은 곳이 레진코믹스(157종)로 네이버(87종) 다음(54종) 등 거대 포탈을 크게 앞질렀다.

만화는 한번 읽으면 끝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고품질도 레진코믹스의 강점이다. 지난해 레진코믹스의 작품들이 ‘오늘의 우리 만화상’(단지) ‘대한민국 만화대상 문체부 장관상’(김철수씨 이야기) ‘SF어워드 대상’(오딧세이) 등을 수상했다. 보유한 만화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처음 제작한 저예산 독립영화 ‘밤치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감독상’과 ‘오늘의 배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를 2013년 1,500억원에서 5배 커진 8,8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수출 규모도 작년보다 18.0% 증가할 것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예상했다. 드라마 영화 게임 캐릭터상품 등 웹툰에서 파생된 지식재산권(IP)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K-웹툰’은 일찌감치 모바일 기술이 접목해, 스크롤을 내리면서 읽는 모바일에 최적화한 웹툰으로 성장해 ‘망가(만화의 일본어 발음)의 나라’ 일본 시장을 뚫을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차세대 한류 콘텐츠 수출 주역으로 주목받으면서 정부의 저작권 보호 대책 마련이 중요해졌다. 불법 사이트에서 한국 웹툰 무단 복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업계에서 예상하는 작년 피해액이 최대 2,4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해외 사이트를 통한 불법 유포가 적지 않다.

레진엔터테인먼트 측은 “국내외 경쟁뿐 아니라 해적 사이트 단속도 해야 해 힘겹지만, 더 좋은 만화를 계속 생산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만화가를 부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