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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최대 비행거리 입증… “美 서부연안 타격 가능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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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사일 최대 비행거리 입증… “美 서부연안 타격 가능 수준”

입력
2017.11.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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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 재진입 성공했다면 핵탄두 운반체 사실상 완성 의미"

전문가들 재진입 성공 가능성 낮게 판단…추가발사 가능성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 제공

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최대 비행 거리 및 대기권 재진입 시험의 막바지 단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이 이날 오전 3시 17분께 평남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한 이 미사일은 50여 분간 고도 약 4,500km까지 올라갔다가 약 960km를 비행했다. 2단 로켓에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이 미사일은 고도만으로 놓고 보면 가장 높이 날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ICBM급 사거리를 갖춘 '화성-14형'의 최대 비행 거리와 재진입 시험을 위해 추력을 최대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화성-14형이 맞다면 올해들어 세 번째 발사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 7월 4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의 고도 2,802㎞보다 1.6배가량 높았다. 당시 이 미사일은 39분간 933㎞를 비행했다. 화성-14형은 7월 28일 발사 때는 45분간 고도 3,700㎞, 비행 거리는 1,000여㎞로 분석됐다.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를 놓고 최대 비행 거리를 추산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주장은 상이하지만 대체로 최고 고도의 2∼3배를 최대 비행 거리로 판단한다. 이를 적용하면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 최소 9,000㎞에서 최대 1만3,000여㎞에 달한다.

미국 전문가들도 이번에 쏜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3,000㎞ 이상으로 추정했으며, 일본 방위성도 역대 최장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 동해안에서 미국의 알래스카까지는 5,000여㎞, 서부연안까지는 8,200여㎞에 이른다. 이번 발사한 미사일은 이론적으로는 서부연안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미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비행 거리를 입증했다는 데는 공통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 시험은 화성-14형의 3차 발사로 사거리 증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본다"면서 "북한이 탄두 무게를 200㎏ 이하로 만들었다면 1만㎞가 넘겠지만, 표준무게인 500∼600㎏으로 했다면 9,000㎞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미사일이 대기권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했느냐 여부이다. ICBM은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할 때 탄두에 6,000∼7,000도가 넘는 고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탄두가 손상을 입지 않고 안정적으로 탄착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통상적으로 재진입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 교수는 "대기권 재진입 때 탄두의 정밀 유도제어와 화학적 삭마 기술을 검증할 방법은 없다"면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려면 정상 궤도로 발사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고각으로 발사한 것을 보면 재진입 기술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리영호가 언급한 태평양상 실거리 발사를 위한 기술 확인 또는 사전 점검 차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꼭 성공해야 하는 시험 발사이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관련해 언급한 초강경 대응조치에 대해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쪽에서는 미사일이 여러 개로 분리되어 낙하해 다탄두 미사일 가능성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일부 전문가들은 1단, 2단 추진체가 낙하한 것으로 분석했다.

장영근 교수는 "미국 ICBM 미니트맨의 다탄두용 상단로켓(PBV)은 무게만 1천㎏에 달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다탄두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기존 화성-14형의 형상이 다 바뀌어야 한다"고 다탄두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ICBM 개발 과정에서 재진입 기술이 확보되면 핵탄두를 운반하는 기술을 사실상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이 올해 들어 세 번째 ICBM급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도 이런 기술을 확보할 의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이번 발사에서 기술적인 문제만 완벽하다고 자신한다면 올해 내에 정상적으로 추가발사를 하고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 핵무력 완성이 막바지라고 했기 때문에 내년 신년사에서는 완성했다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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