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표향 기자

등록 : 2018.02.07 04:40

티켓 나누고, 반복 관람하고... 독립영화 관객이 살린다

등록 : 2018.02.07 04:40

‘공동정범’은 용산참사가 철거민들과 공동체에 남긴 상흔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시네마달 제공

영화는 관객을 만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척박한 환경에 놓인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의 반복관람과 단체관람, 티켓 나눔 같은 자발적 응원에 힘입어 극장에서 사그라지는 흥행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영화 ‘공동정범’과 ‘피의 연대기’ ‘B급 며느리’는 큰 화제와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에 개봉 1~2주 만에 스크린이 20개 안팎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5일까지 누적관객수는, ‘공동정범’은 6,306명, ‘피의 연대기’는 5,959명, ‘B급 며느리’는 8,523명이다. 그러나 관객의 발길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비록 소규모이긴 하나 공동체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는 늘 만석이다.

용산참사 생존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동정범’의 경우 각 사회단체들에서 공동체 상영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 인권단체, 청년단체 등과 상영회를 가졌고, 경기 평택 쌍용차 노조와도 극장에서 만났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밀양 송전탑 반대 진압 사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진압 사건 등 경찰청이 인권침해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사건 관련 단체와도 연대해 상영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과 각 지역 예술영화관에도 감독이 직접 찾아가는 GV가 줄줄이 잡혀 있다.

‘공동정범’ 배급사 시네마달 관계자는 “공동체 상영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회운동 단체와 연대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체관람 신청자가 많아서 상영관을 더 큰 곳으로 옮긴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경향은 관객들의 적극성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발적인 ‘관람 독려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티켓을 여러 장 예매한 뒤 관람을 원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는 ‘티켓 나눔’ 게시글이 종종 올라오고, 함께 영화를 볼 동행자를 찾는 ‘같이 보기’ 관객도 있다. 3~4회 이상 반복 관람했다는 후기는 더 많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공동정범’ 상영회와 GV에 참석한 관객 중에는 영화를 2~3회 이상 관람한 관객이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다. 시네마달 관계자는 “특히 20~30대 관객들에게서 사회 참여 의미로 반복 관람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피의 연대기’는 밖으로 꺼내놓지 못했던 여성의 생리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상상마당 제공

오랜 세월 쉬쉬해 온 여성들의 생리 문제를 발랄하게 다룬 ‘피의 연대기’도 ‘공동정범’과 묶여서 함께 격려를 받고 있는 영화다. 스크린은 10여개에 불과하지만 GV가 열리는 상영회는 늘 매진된다. 여성ㆍ환경단체와 함께한 상영회도 호응을 얻었다. 배급사 상상마당 관계자는 “더 다양한 관객과 만나기 위해 교육청과 함께 학생 단체 관람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부갈등을 다룬 ‘B급 며느리’는 설날을 맞아 롯데시네마에서 8일부터 확대 상영된다.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전국 38개 상영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배급사 에스와이코마드 관계자는 “가족과 함께 즐기고 생각하는 명절 영화로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여성의 명절 노동으로 가정 내 불화가 폭발하는 설 명절을 맞아 ‘B급 며느리’ 상영관이 확대된다. 에스와이코마드 제공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
인터랙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