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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고픈 넷마블, 한국 너머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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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배고픈 넷마블, 한국 너머를 보다

입력
2016.0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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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2배 신장 파죽지세

엔씨소프트 꺾고 게임업계 2위로

세계시장 도전… 내년 매출 2조 목표

미ㆍ일ㆍ중 현지화 게임 출시 승부수

지난해 2월17일,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양 사의 ‘깜짝 제휴’를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엔씨는 전날 넷마블의 신주 9.8%를 3,803억원에 인수했고, 넷마블은 엔씨의 자사주 전체(8.93%)를 3,911억원에 사들였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지분 맞교환에 대해 “중국 게임업체의 급성장 등으로 치열해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는데 함께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당시 게임업계 양강 구도를 형성하던 엔씨와 넥슨이 엔씨의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때여서 엔씨가 넷마블을 백기사로 끌어들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두 업체보다 한참 처지는 3위였던 넷마블이 고래 싸움의 캐스팅보트 취급을 받자 방 의장은 “단지 엔씨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되기 위해 (들러리처럼) 제휴를 맺는 것은 넷마블 입장에선 말이 안 된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엔씨와 넷마블의 상황은 역전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조729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게임업체 중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연매출 1조’ 타이틀을 달았다. 엔씨는 넷마블에 밀려 3위로 내려 앉았다. 올해 넷마블은 엔씨의 대표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 등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다.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업체 넷마블이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계획을 비롯한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고 내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방 의장은 “이제 넷마블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글로벌 강자들과 부딪히면서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한국 게임업계의 개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넷마블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로 했다. 기업 공개로 들어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방 의장은 “국내 상장도 의미가 있겠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모두의 마블’처럼 꾸준히 인기를 끄는 게임을 배출하고 최근 3년간 매출이 평균 68%씩 성장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며 상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넷마블은 이달 4일 20여 곳의 증권사 관계자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공개하며 상장 주관사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기업 가치는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넥슨의 시가총액이 현재 7조~8조원 정도인데 넥슨은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어서 넷마블이 국내 상장할 경우 게임업체 중 시총 1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리니지처럼 인지도 높은 대형 게임의 IP를 적극 활용하고, 일본, 중국, 북미 등 시장에 맞게 현지화된 게임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액션역할수행게임(RPG) ‘콘(KON)’과 ‘모두의 마블’에 디즈니 캐릭터를 결합한 ‘모두의 마블 디즈니(가칭)’ 등 모바일 게임 신작 26종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몬스터 길들이기’를 개발한 자회사 넷마블몬스터와 ‘레이븐’을 만든 넷마블에스티를 합병해 글로벌 IP 전문스튜디오로 육성할 방침이다.

방 의장은 “지난해 글로벌 매출 비중은 28%였으나 올해 목표는 50%로 잡았다”며 “넷마블이 ‘한국 게임의 글로벌 개척자’로서 먼저 해외 시장에 도전한 뒤 다른 업체들의 글로벌 공략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 진출 전략과 상장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넷마블 제공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글로벌 진출 전략과 상장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넷마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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