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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자리ㆍ혁신…‘성장의 양 날개’ 항공 산업

입력
2017.12.25 15: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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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낭인.’

항공업계에서 들리는 안타까운 말이다. 간절하게 키워온 항공조종사의 꿈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되는 청년층의 절망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취업 조건인 250시간의 비행 경력을 채우기 위해 3년의 시간과 1억 5,000만원 가량의 비용까지 투자한다. 이 꿈조차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할 수 있어야 꿔볼 수 있다.

정부는 조종훈련생들의 경제적 부담과 채용 불확실성을 줄이고 조종사의 꿈조차 꾸기 어려운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취업 보장형 훈련체계’와 ‘저소득층 희망사다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항공사, 훈련기관, 공항공사의 협업이 필수적이어서 함께 힘을 모았다. 조종사 훈련 초기 항공사가 훈련생을 먼저 선발해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취업을 보장하고, 훈련비용을 대출보증으로 지원하거나 장학재단을 설립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취업이 지상명령인 청년들에게 항공산업은 선호도가 높은 업종이다.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 항공산업의 임금 수준은 우리나라 평균임금의 1.6배 안팎이다. 직무만족도 조사에서도 조종사가 상위 5위권에 들 만큼 직종이나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크다.

특히 항공산업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항공사가 항공기 1대를 도입하면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 일자리가 100개 가량 늘어난다. 실제로 올해 국적항공사 보유 항공기가 16대 늘면서 1,700여개의 일자리가 증가했고, 3,600여명이 새로 채용됐다.

항공산업의 성장은 항공정비(MRO), 공항 인프라와 운영, 주변지역 개발 등 연관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내년 1월18일 개장할 인천공항 2터미널은 건설 과정에서 6만여명의 일자리를 만든 데 이어 개장 후에도 운영 인력으로 3,400여명을 채용한다. 인천공항 주변으로도 지난 4월 복합리조트가 개장해 2천여명을 고용했다.

때문에 지난주 부지가 선정돼 경남 사천시를 요람으로 성장할 MRO 산업에도 기대가 크다. 전체 정비 물량의 50%에 이르는 해외 정비를 내수로 해결하면 오는 2026년까지 약 1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2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천 지역은 항공우주산업단지와 60여 협력업체가 있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미국 오클라호마나 싱가포르가 부럽지 않은 MRO의 메카가 될 것이다.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항공, 드론, 스마트 공항 등 신산업의 성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주에는 조종 인력 양성, MRO 정부지원 사업자 선정, 드론산업 육성계획 등 항공 각 분야의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성장 속도가 빠른 드론 산업은 5년 안에 20배 규모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내년부터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성과 창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우리 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이 양 날개의 동력은 일자리와 첨단 신 산업이다. 이 양 날개가 힘차게 펄럭일 때 성장이냐 분배냐의 낡은 이분법이 깨지고 따뜻한 경제의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맹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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