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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GDP 30→8%… 세상은 정말 깨끗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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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GDP 30→8%… 세상은 정말 깨끗해졌을까

입력
2017.02.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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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연간 지하경제 124조원”… 과거 연구보다 규모 감소

당국 “현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가 결실 맺은 것” 자평

전문가 “朴정부 들어 지하경제 줄었다 볼 근거가 없어” 반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지하경제(과세 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음성적인 경제 활동) 규모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8%인 124조원이라는 추정 결과가 나왔다.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제때 내지 않는 불성실납세 규모도 연간 최대 2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경제 규모 준 건 현정부 업적?

1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소득세 택스갭(tax gap) 및 지하경제 규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지하경제는 GDP 대비 5.3~8.0%(83조~124조원) 규모였다. 조세연은 현금통화 수요 모형을 활용했다. 지하경제 활동이 현금으로만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 실제로 시중에서 돌고 있는 현금통화 규모로 GDP에 잡히지 않는 경제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이러한 지하경제 규모는 통상 GDP의 10~30%라는 기존 연구와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앞서 2005년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현금통화 수요 모형을 통해 지하경제 규모를 GDP의 20% 정도로 분석했다. 2010년에는 외국 학자들이 전력수요 추정법(경제성장률과 전력수요 증가율의 괴리를 이용)을 이용해 지하경제 규모를 20%로 추산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998년 조세연 재직 시절 소득과 소비의 비교분석을 통해 지하경제 규모를 9.5~14.0%로 잡았다. 지난해 김종희 전북대 교수가 한국과 경제협력개발기수(OECD) 국가들의 비교연구를 통해 추정한 결과도 20년(1995~2014년) 평균 ‘GDP의 10.9%’로, 주요 7개국(G7) 평균(6.65%)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하경제 규모가 마치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처럼 나온 것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비율이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그 동안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의지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를 정권의 업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이후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 경제학 교수는 “대통령부터 최순실을 통해 지하경제 활동을 하지 않았냐”며 “현 정부 들어 지하경제 규모가 감소했다고 볼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추정 결과를 내놓은 조세연 연구팀 역시 “추정모형을 어떤 것으로 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상속ㆍ증여세 탈루개연성 가장 높아

조세연은 국세청 통계자료를 활용해 한국의 택스갭(납세자가 기한 내에 정상신고ㆍ납부하지 않은 불성실 납세규모)도 도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택스갭은 2011년 25조5,000억~26조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2011회계연도의 총세입이 270조5,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불성실 납세 규모는 대략 전체 세수의 10%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택스갭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상속세와 증여세 쪽에서 불성실 납세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상속세ㆍ증여세의 택스 갭은 26.7%였고 부가가치세(19.1%) 소득세(13.5~15.8%) 법인세 (1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정 세목 탈루가 연구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거의 모든 세목의 탈루 규모가 종합적으로 추정된 것은 처음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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