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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22년 만에 메이저대회 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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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22년 만에 메이저대회 한 풀었다

입력
2017.04.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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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10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 연장 첫 홀인 18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오거스타=AP 연합뉴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10일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 연장 첫 홀인 18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오거스타=AP 연합뉴스

미 프로골프투어(PGA) 9승, 유러피언투어(EPGA)에서 13승을 거둔 ‘백전 노장’ 세르히오 가르시아(37ㆍ스페인)가 마침내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가르시아가 74경기만에 세계 골프 명인들의 열전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가르시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4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저스틴 로즈(37ㆍ잉글랜드)를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98만 달러(약 22억5,000만원)다. 18번홀(파4)에서 서든데스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티샷 실수를 한 로즈가 보기로 먼저 홀아웃한 뒤 가르시아에게 4m 남짓한 버디퍼팅 기회가 왔다.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지만 가르시아는 침착하게 버디퍼팅을 성공한 뒤 포효했다.

이로써 가르시아는 199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치른 이후 22년 만에 드디어 메이저 정상에 섰다. 대회 수로는 74번째 만이다. ‘제2의 타이거 우즈’로 촉망 받던 가르시아는 1999년 PGA 챔피언십 준우승을 비롯해 2007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연장전 끝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2008년 PGA 챔피언십 공동 2위, 2014년 브리티시오픈 공동 2위 등 메이저 준우승만 4번이었고 10위 안에 든 것도 22번이나 됐다.

공동 선두로 시작한 가르시아와 로즈는 4라운드 내내 엎치락뒤치락했다.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가르시아는 3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면서 2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위기를 맞았던 로즈는 6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기세가 오른 로즈는 가르시아가 보기를 범한 10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단독 선두자리를 꿰찼다. 이어 ‘아멘코너'가 시작되는 11번홀(파4)에서도 로즈는 파로 홀아웃한 반면 가르시아는 티샷이 페어웨이 옆의 나무 사이로 들어가 결국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13번홀(파5)에서는 로즈가 1m가 조금 넘는 버디 퍼팅에 실패한 사이 가르시아는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2타 차를 유지했고, 14번홀(파4)에서는 버디를 잡으면서 1타 차로 줄였다.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15번홀(파5)이었다. 가르시아는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공을 홀컵 가까이 붙인 뒤 이글퍼팅까지 성공하면서 버디를 잡은 로즈와 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가르시아는 우승을 확정한 뒤 "15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내 생애 최고의 샷 중 하나"라며 "또 그 홀의 퍼트 역시 이번 주 내가 한 퍼트 가운데 최고였다"며 이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

16번홀(파3)에서 로즈가 버디를 잡으며 한발 앞서가는 듯싶었지만, 17번홀에서(파4) 로즈가 보기를 범하면서 가르시아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18번홀에서 가르시아와 로즈가 모두 버디 기회를 놓치면서 두 선수는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동률을 이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 첫 번째 홀이었던 18번 홀(파4)에서도 로즈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리면서 나무를 맞혔지만 가르시아는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투온에 성공, 4m 버디 퍼트를 남긴 것도 행운이 따른 장면이었다.

가르시아는 "나의 우상이던 바예스테로스의 60번째 생일에 우승해 더욱 의미가 크다"며 "1994년과 1999년에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도 대회 첫날 문자로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에 이어 세 번째로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입는 스페인 국적 선수가 됐는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고인인 바예스테로스가 태어난 날이었다. 가르시아는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 이런 편안한 기분은 처음 느껴본다"면서 “1999년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했을 때 사실 '이 코스에서 언젠가 한 번은 우승하겠다'고 생각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가르시아는 미국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 약혼자 안젤라 애킨스(31)에게 최고의 결혼선물로 마스터스 우승컵을 안겼다. 가르시아는 그동안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비롯한 스포츠 스타와 교제했고, 그레그 노먼의 딸인 모건 레이 노먼,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 등과도 염문을 뿌려 PGA 투어의 대표적인 ‘바람둥이’로 악명을 떨쳤다.

3위는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친 샬 슈워츨(남아공)이 차지했다. 16번홀에서 홀인원을 잡은 맷 쿠처(미국)는 이날 5타를 줄이면서 공동 11위에서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타를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3언더파 285타로 공동 7위에 만족해야 했다. 2년 연속 쿼드러플 보기의 악몽 속에서도 역전우승에 도전했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3오버파 75타로 부진해 공동 4위에서 공동 11위로 내려앉았다.이날도 2년전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했던 12번홀에서 다시 워터해저드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저주를 반복했는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피스는 경기 후 결과에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조금 기이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은 2언더파 72타를 쳤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언더파를 친 안병훈은 공동 33위를 기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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