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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처럼... 애자일 조직 도입하는 카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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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처럼... 애자일 조직 도입하는 카드업계

입력
2018.02.20 16:4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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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신설ㆍ합병 쉬운 유연한 조직체계 도입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 대응 위해 재량권 부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느 금융기관처럼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이던 신용카드사들이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조직 운영 방식에 적용했던 ‘애자일(Agileㆍ민첩한) 조직’ 개념을 도입, 앞다퉈 조직을 혁신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로 빠르게 옮겨가는 결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업계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본부-실-팀’으로 체계를 단순화하고 ‘자율팀’ 체제를 도입했다. 감사 등 법규상 별도 조직이 필요한 업무를 맡는 일부 팀을 제외하고, 모든 조직을 애자일 운영 원리가 적용되는 자율팀으로 재편한다. 인력 구성부터 팀의 신설 및 폐지까지 모든 인사권을 실장에게 부여하고 수직적 보고 체계를 생략, 신속하게 조직을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실장은 전권을 위임 받아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경영진은 큰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디지털사업 조직을 '본부-셀(Cell)' 체계로 개편, 본부장에게 셀을 통합·분리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애자일 조직을 도입했다. 프로젝트별로 10개로 구성된 셀에는 1970년대 출생한 부서장을 대거 발탁했다. KB국민카드는 스웨그(SWAGㆍSmart Working Agile Group)라는 별도 상설조직을 신설하고 독립된 의사결정권을 부여하는 한편, 각 본부장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조직을 재설계하고 가용 인력을 집중할 수 있는 ‘자율조직제’를 도입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스웨그 조직은 기업문화 구축, 혁신과제 등 주요 전략을 발굴할 ‘별동대’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는 애자일 조직은 ‘민첩한, 재빠른’이라는 단어 의미처럼 조직 운영에 있어 역동성과 신속함을 강조한다. 큰 일을 작은 단위의 핵심 업무로 쪼갠 뒤 각 팀에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인 업무계획을 수립하기보다는 방향성을 설정한 뒤 시장 상황과 이용자 반응에 따라 빠르게 개선점을 찾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혁신한다. 처음부터 상세한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매뉴얼을 작성한 뒤 기능별로 나뉜 대규모 팀들이 일을 처리하는 전통적인 IT 기업의 ‘워터폴(Waterfallㆍ폭포)’ 방식과는 대비된다.

조직 안정성이 우선인 금융권에 팀간 이합집산이 쉬운 조직 체계가 도입되는 것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신용카드의 경우 스마트폰 기반의 간편결제 시스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하루 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금액은 7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5%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 만큼 카드사들이 앞다퉈 애자일 조직 도입 이후 디지털 관련 부서가 가장 먼저 개편되고 있다. 현대카드 디지털플랫폼실(실장 김영민)은 기존 업무를 ▦기존 보유 데이터 가공ㆍ최적화 ▦신규 생성 데이터 실시간 반영 등을 기준으로 재구성해 ‘데이터 인프라 팀’과 ‘데이터 스트림 프로세싱 팀’을 신설했다. 알고리즘랩실(실장 김학민)은 데이터 가공을 위한 알고리즘(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ㆍ논리구조)을 개발하던 ‘데이터 마이닝 팀’을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팀과 개발된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팀으로 쪼갰다. 신한카드는 디지털 사업을 총괄하는 플랫폼사업그룹을 만들고 그룹 내 디지털사업본부, 빅데이터사업본부 산하에 인공지능(AI), 디지털 R&D(연구개발), 페이테크, 마켓센싱 등 10개의 셀(Cell) 조직을 구성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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