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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미국서도 호응 받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복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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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미국서도 호응 받는 SK이노베이션의 행복 나눔

입력
2017.06.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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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본사를 옮긴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본부 직원들이 지난달 휴스턴 외곽에 있는 ‘휴스턴 푸드뱅크’를 찾았다. 휴스턴 푸드뱅크는 인근 상점이나 기업가들에게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후원받아 지역의 저소득층 결식아동과 거주지 없는 주민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다. 하루 1,000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할 만큼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SK이노베이션 E&P는 휴스턴으로의 이전한 뒤 첫 지역사회 활동 장소로 바로 이 휴스턴 푸드뱅크를 택했다.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회사 업무는 잠시 잊고 전 직원이 후원받은 상품들을 정성껏 닦고 분류해 포장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봉사에 나선다고 해서 직원들이 인센티브 같은 특별한 혜택을 받는 건 아니다. 다만 기부나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업무에서 맛보기 어려운 남다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달 미국 휴스턴 외곽에 있는 ‘휴스턴 푸드뱅크’에서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본부 직원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후원받은 물품을 정리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달 미국 휴스턴 외곽에 있는 ‘휴스턴 푸드뱅크’에서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본부 직원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후원받은 물품을 정리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달 미국 휴스턴 외곽에 있는 ‘휴스턴 푸드뱅크’에서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본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친 뒤 현지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달 미국 휴스턴 외곽에 있는 ‘휴스턴 푸드뱅크’에서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E&P) 사업본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친 뒤 현지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SK이노베이션이 북미 지역의 석유개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SK플리머스가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교육 시스템 ‘TRSA(털사 지역 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 연합)’에 5만달러를 기부했다. TRSA는 지역 내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관련 교사와 학생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교육 프로그램으로,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석유와 가스 회사들이 세운 민간단체(OERB)가 후원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미국 출장 중 일정을 조정 이날 TRSA 행사에 참석해 “SK그룹이 추구하는 최우선 경영 철학은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기부로 현지 지역주민들과 더 큰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해외 진출 기업들은 ‘선(先) 이익창출, 후(後) 나눔’의 경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그러나 본사 이전 작업을 완료하자마자 지역 사회공헌 활동부터 나섰다. 수익 창출에 몰두하기보다 지역사회와 먼저 어울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적극적 활동 덕에 SK이노베이션은 휴스턴과 털사 지역 매체들에는 물론, 현지 한인 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역과 더불어 성장한다’는 SK의 경영 철학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도 이례적으로 다수의 신문과 방송이 보도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김기훈 휴스턴 한인회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은 미국 내 한인들의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이웃을 돕고 행복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에 동포 사회도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해당 지역사회로 되돌려주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2012, 13년 페루의 후안카노, 필피파카 등에서는 농촌 진흥 프로그램인 ‘야차이와시’를 기획했다. 이를 통해 농가 1,600곳을 방문하며 농업 관련 교육 기회를 제공했고, 40여 곳의 농가에는 선진 농업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남다른 사회공헌 활동을 펴고 있는 것은 ‘이노베이션’이라는 기업 이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기존의 단순하고 일방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사회공헌 방식을 혁신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사회공헌 방향을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한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랑받는 기업”으로 정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부터 활동 중점 테마도 선정했다. 바로 ‘발달장애 아동’과 ‘취약계층 독거노인’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중점 분야에 ‘선택과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회에서 더 많은 신뢰와 지지를 얻자는 취지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털사에서 김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빌 딕스(네 번째) SK플리머스 대표, 잔 블랙(다섯 번째) TRSA 디렉터 등이 현지 TRSA 교육프로그램에 기부금을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털사에서 김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빌 딕스(네 번째) SK플리머스 대표, 잔 블랙(다섯 번째) TRSA 디렉터 등이 현지 TRSA 교육프로그램에 기부금을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서울 노원구 다운복지관을 찾아 발달장애 아동들과 함께 송년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이 서울 노원구 다운복지관을 찾아 발달장애 아동들과 함께 송년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최근 발달장애 아동과 1대 1 관계를 맺고 일상생활에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과 화재 대피 등의 체험을 발달장애 아동들과 함께하며 이들이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또 사회에서 고립돼 홀로 지내는 탓에 누군가의 돌봄 손길이 필요한 어른 100여명을 초청해 문화공연을 진행하고, 밥상을 차려냈다. 홀몸 어른들이 고립 생활의 외로움을 잊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직원들이 직접 안마에도 나섰다.

발달장애 아동과 독거노인 자원봉사에 모두 참여한 이경진 SK이노베이션 홍보팀 과장은 “여러 차례 자원봉사에 참여해봤지만, 이번엔 약간의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함께 어울리다 보니 걱정은 이내 잊혔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들을 돌보면서 이 아이들도 내 아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SK의 행복 나눔 기업문화를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매해 초 입사하는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에 봉사활동을 포함해 자연스럽게 기업문화를 접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신입사원 연수의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 일시적, 시혜적 성격의 재정 지원이나 단순한 노동력 제공에서 벗어나 참여와 공감이 있는 혁신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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