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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역량 부족, 후보는 철학 부재”…국민의당 혹독한 자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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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역량 부족, 후보는 철학 부재”…국민의당 혹독한 자기반성

입력
2017.09.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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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편중ㆍ독선적 의사결정 지적

안철수 “가장 큰 책임은 나에게 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당 평가위원회가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 원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19대 대통령선거 당 평가위원회가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 원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선 후보는 모호한 이미지에 중도정치 철학이 없었고, 일부 측근에 휘둘려 잘못된 전략 판단을 이어갔다. 당 역시 호남 편중에 경험과 역량이 부족했다.”

국민의당 19대 대선평가위원회가 대선 당시 안 후보와 당 상황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리면서 당내 역학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안 대표는 이 보고서를 당 혁신에 사용한다는 복안이어서 비안철수계와의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 대선평가위원회는 1일 안 대표와 캠프ㆍ중앙선거대책위원회ㆍ전국 각 지역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진행한 조사를 종합한 대선평가보고서 원문을 공개했다. 평가위는 우선 지난 대선 패배의 결정적 장면으로 지지율 대폭락을 가져온 지난 4월 23일 3차 TV토론에서의 ‘갑철수’ ‘MB 아바타’ 발언 당시를 꼽았다. 평가위는 안 대표에 대해 “정치적 레토릭(수사)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무런 정치철학적 가치도 갖지 못한, 내용 없는 중도를 표방해 오히려 MB 아바타 이미지만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큰 선거 경험이 없는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캠프는 TV토론 전후 강력한 인물 프레임을 마련하지 못했고, 선대위도 정책과 홍보 등 모든 대응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의 대선 당시 선거전략 결정 구조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평가위는 “당내 경선 때부터 안 대표의 중요한 전략 결정은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존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캠프와 당에서 불만이 많았지만, 안 대표는 이를 무시하고 공론화 과정 없이 끝까지 업체의 전략에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도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역량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위는 “선대위의 홍보는 경선 이후 상승한 안 후보의 지지율에만 의존했다”며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에는 어떠한 대응 메시지나 전략도 지도부 차원에서 제시되거나 실행되지 못했고, 일부 중진들에 기댄 호남 일변도 유세에만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보고서 공개 이후 기자들과 만나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겸허히 수용해 당을 제대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보고서 발표 이후 안 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던 호남 및 비안계 의원들도 입을 닫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비안계 의원은 “예상보다 보고서의 수위가 높고 비판도 전방위적”이라며 “우리 역시 안 대표가 다 잘못했다고 지적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평가보고서 내용 등을 바탕으로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당 혁신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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