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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타 포위 종결 임박했지만 ‘안정’과 거리 먼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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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타 포위 종결 임박했지만 ‘안정’과 거리 먼 시리아

입력
2018.03.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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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지역에 시리아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포가 떨어진 20일 사건 현장에 시리아 주민과 구급대원들이 몰려 있다. 사진은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공개한 것이다. 다마스쿠스=SANA AP 연합뉴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자라마나 지역에 시리아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포가 떨어진 20일 사건 현장에 시리아 주민과 구급대원들이 몰려 있다. 사진은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공개한 것이다. 다마스쿠스=SANA AP 연합뉴스

최근 한 달 간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 반군 거점인 동(東)구타 지역에 공세를 펼쳐 대부분을 장악하고, 터키 지원 반군이 북서부 아프린 일대 점령 작전을 종결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20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가 로켓탄 공격을 받아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21일에는 터키가 아프린에서 작전을 종결하지 않고 쿠르드 군 축출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현지 언론을 인용한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다마스쿠스 동남쪽 자라마나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 로켓 포탄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 적어도 44명이 사망했고, 2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다마스쿠스에서 발생한 하루 사망자 수로는 최대 수치다. 당시 현장에는 ‘어머니의 날’을 앞두고 선물을 사려는 쇼핑객들이 가득했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했다.

이날 공격이 누구의 소행이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동구타 지역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반군 측이 의도적으로 아사드 정권의 심장부를 향해 로켓포를 쏘아 올리는 극단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리아 국영매체들은 “동구타의 테러범들(반군) 소행”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18일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이들을 지원하는 러시아 군이 동구타의 최대 80% 가까이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상황에서 이날 다마스쿠스에 대한 반군의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포탄이 떨어진 곳은 군 시설도 아니라 민간인 거주지역이었다. ‘테러리스트 제거’라는 명분으로 지난 1개월 간 동구타 지역에 무차별 공습을 퍼부어 무려 1,400명 이상(어린이 281명)의 이상의 민간인을 희생시킨 아사드 정권에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는 뜻이다.

터키의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병사들이 19일 아프린 시내에서 트럭 뒤에 탄 채 이동하고 있다. 아프린=로이터 연합뉴스
터키의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병사들이 19일 아프린 시내에서 트럭 뒤에 탄 채 이동하고 있다. 아프린=로이터 연합뉴스

터키군과 친(親)터키 반군 자유시리아군(FSA)이 쿠르드 군을 축출한 북서부 아프린 일대에도 새로운 전운이 감돌고 있다. 18일 아프린 도심을 장악한 FSA는 21일 아프린 남부로 진격해 쿠르드 인민수비대(YPG)는 물론 친정부 민병대와도 충돌했다.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세력의 확대를 막으려는 터키군이 아프린에서 멈추지 않고 동쪽 만비즈 일대까지 진출할 조짐을 보인 것이다.

쿠르드 군을 지원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앞세웠던 미국은 터키의 공세를 차단하려 애쓰고 있지만 터키의 입장이 강경하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이날 “미국과 만비즈 문제로 서로의 입장을 교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만비즈를 포함한 터키와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터키의 작전들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린 공세를 둘러싸고 한 풀 꺾였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인 미국과 터키 사이 갈등이 재점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분쟁이 계속되는 사이 IS 잔당들마저 다시 세(勢)를 불리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다마스쿠스 남쪽 하자르 알 아스와드 구역을 통제하는 IS가 까담을 완전 장악했고, 이 공격으로 시리아 친정부군 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동구타 상황과는 무관하게, 당분간 시리아 정세가 안정기로 접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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