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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벽에… 한국 남자농구, 올림픽 진출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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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벽에… 한국 남자농구, 올림픽 진출 또 무산

입력
2015.10.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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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 8강전 패배로

1996년 이후 5회 연속 고배

주전들 빠지고 준비 부족 허점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아 최강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꿈도 무산됐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전 이란과 경기에서 62-75로 패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2~4위 팀에 주는 2016년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 대회 우승국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한국 남자농구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 나간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마지막이다. 이후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이번까지 5회 연속 실패다. 또 아시아 남자농구 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2009년 중국 톈진 대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009년 한국은 7위에 그쳤다.

FIBA 랭킹 28위인 한국은 17위 이란을 상대로 예견된 패배였다. 한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79-77로 이란을 꺾었지만 지난달 열린 대만 존스컵에서는 46-77로 31점 차 대패를 당했다.

이란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인 키 218㎝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비롯해 주득점원 모함마드사마드 니카 바라미, 포인트가드 마흐디 캄라니 등 주전 대부분이 ‘탈아시아급’으로 구성된 최강팀이다. 최근 네 차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은 이란의 파상 공세에 밀려 약 3분간 무득점에 그쳤다. 그 사이 이란은 하다디의 골밑 득점, 니카 바라미의 2점 야투, 하메드 아파그의 3점슛으로 7-0으로 앞서 기선을 잡았다. 한국은 김종규(LG)의 덩크슛과 양동근(모비스)의 속공으로 7-4로 따라갔지만 이란은 곧바로 하다디의 골밑 득점과 오신 사하키안의 2득점, 다시 하다디의 득점으로 13-4로 달아났다. 이후에도 사하키안의 돌파, 사에이드 카레카니, 하다디, 자바드 다바리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8-23으로 크게 밀린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서 한국은 최준용(연세대)의 연속 득점, 이종현(고려대)의 미들슛, 조성민(KT)의 3점슛을 묶어 26-17까지 추격해봤지만 이승현(오리온)이 2쿼터 종료 6분31초를 남기고 왼쪽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나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최준용이 2쿼터 막판에 파울 트러블에 걸려 상승세가 꺾였다. 25-36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3쿼터 초반 이란에 연달아 6점을 허용하며 약 2분 만에 25-42로 밀렸고 3쿼터 중반에는 하다디의 덩크슛으로 29-49, 20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더 이상의 추격 의지를 잃었다. 문태영(삼성)과 김종규가 10점씩 넣으며 분전했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24-44로 절대 열세를 보인 게 패인이었다.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제반 여건도 최악이었다. 한국은 하승진(KCC)과 윤호영(동부), 양희종(KGC인삼공사) 등 주포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김선형(SK)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대표팀 자격도 박탈됐다. 고육지책으로 최준용을 비롯한 대학 선수들을 수혈했지만 수준 차가 컸다. 게다가 박찬희(KGC인삼공사)와 최준용, 이승현은 대회 기간 중 부상으로 사실상 차포를 떼고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 지원도 턱 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해외 전력분석원도 꾸리지 않았고, 해외 전지훈련도 치르지 않았다. 국내 리그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대표팀마저 최악의 환경에 노출된 이번 대회는 농구계 전체가 반성해야 할 뼈아픈 결과물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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