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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미투’…연극계 유명 인사 성추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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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미투’…연극계 유명 인사 성추행 의혹

입력
2018.02.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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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최경성 전 대표 고발

“신체 더듬고 모텔로 유인”

최씨 “사과 구하겠다” 해명

미투운동. 연합뉴스
미투운동. 연합뉴스

연극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전북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12년 차 여배우 송원(31)씨는 26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소속됐던 유명극단 ‘극단 명태’ 최경성 전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했다.

송씨는 이 극단에 입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3살의 초보 배우시절 최 대표로부터 겪은 기억을 떠올렸다. 송씨는 “8년 전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전북대 뮤지컬 동아리에서 대천으로 야유회를 떠나는 날 차 안에서부터 추행이 시작됐다”며 “궁금하지도 않은 자신 여자친구와 이별 이야기를 하며 손을 주무르고 허벅지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어떤 남자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요즘은 남자친구가 잘해주는지 등 사적인 대화가 주를 이뤘다”며 “자신에게 시집오라는 등 불편하고 불쾌한 농담이 이어져 숨이 막힐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숙소에 짐을 푼 뒤 최 대표의 추행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송씨에 따르면 최 대표는 극단 문제를 상의한다며 둘만의 식사자리를 요구했고, 만난 자리에서는 성적 농담을 수 차례 했으며 저녁 식사 후 집으로 데려다 주겠다던 최씨는 갑자기 돌변해 송씨를 모텔로 데려갔다.

송씨는 “모텔에 들어선 순간부터 치욕을 경험했다”며 “최 대표가 침대에 눕더니 ‘옆자리에서 자라’고 하고 귓불을 손으로 만지며 ‘네 태도가 귀엽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최 대표 얼굴이 가까워져 오자 강하게 저항했고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토로했다.

송씨는 최 대표의 성추행 사건 이후 극단에서 탈퇴했지만 자신을 향한 험담으로 2차 피해까지 겪어야 했다. 송씨는 “집안 사정을 핑계로 극단을 탈퇴했는데 최 대표는 ‘남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나를 내쫓았다고 소문 냈고 다른 단원으로부터 ‘네가 대표를 꼬신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송씨는 “8년이 지난 동안 최 대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밝은 모습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까지 했다”며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토록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전 대표는 “그 일을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를 후회하고 반성한다.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구하겠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연극 선후배들이 함께 매도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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