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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에너지 없이도 행복한 세상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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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에너지 없이도 행복한 세상 가능하죠

입력
2015.09.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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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비전력 공방' 설립한 후지무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책 대담

대담하는 후지무라(왼쪽)씨와 박원순 시장. 서울시 제공
대담하는 후지무라(왼쪽)씨와 박원순 시장. 서울시 제공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과 일본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오른쪽)가 17일 서울신청사 시장 집무실에 대담을 갖기 앞서 한자리에 나란히 섰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과 일본 발명가 후지무라 야스유키(오른쪽)가 17일 서울신청사 시장 집무실에 대담을 갖기 앞서 한자리에 나란히 섰다. 서울시 제공

“에너지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적은 비용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찾아야 합니다.”

일본의 환경ㆍ에너지 권위자 후지무라 야스유키(71) 니혼대 교수는 17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주 앉아 40분 가량 진행된 이야기를 나누며 이렇게 공감했다.

후지무라 교수는 지난 30여 년 간 1,000여개 제품을 만들어낸 발명가로 전기 사용을 줄이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비전력 공방’을 설립해 제품 개발 및 제자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는 전날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서울시 주최 ‘에너지와 일자리, 그리고 행복한 삶’강연을 위해 방한했다.

서울시는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드는 ‘원전하나 줄이기 2단계’를 선언한 뒤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를 초청해 다양한 포럼과 강연을 개최하고 있다. 이날 대담을 요약했다.

박원순=후지무라 교수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비전력 공방’을 설립해 국내외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

후지무라=돈과 에너지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한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로 2만5,000㎡ 규모의 테마공원 내부를 전기 없이도 한겨울에 포근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목욕할 수 있는 따뜻한 물을 얻고,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도 한해 100여명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박원순=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지속가능하고 생태친화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들었다. 원전사고 이후 반향을 일으켰던 저서 ‘3만엔 비즈니스’에 소개한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해지는 상생과 나눔의 비즈니스 철학’이 현재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후지무라=뼈 빠지게 일해도 결국 자본의 노예가 되는 현 상황에서 젊은이들에게 유기농 달걀 배달, 자동차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좋은 일을 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었다. 실제 비전력 테마파크를 방문한 방문객들은 비전력 제품을 직접 만들면서 전기를 많이 쓰는 것보다 안 쓰는 것이 더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것을 체험한다. 마찬가지로 생활 속에서 적정기술을 경험하고 실제 삶에 응용하다 보면 다른 삶의 양식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게 된다. 다양한 삶의 양식을 자발적으로 적용해보는 청년들이 많아지면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이와 맞닿은 다양한 도시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원순=서울시는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 도시농업,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후지무라=서울과 같은 대도시들이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 운동을 벌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서울시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부문에서 만들어가는 선례는 높게 평가한다. 일본에 조성된 비전력 테마파크와 비슷한 마을들이 도심 곳곳에 조성돼 있다. 그것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 꼭 도시를 떠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서울에 소규모 비전력 테마파크를 조성해 시민들과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경험을 나누고 싶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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