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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 막기 위한 호르몬 억제제 복용, 지방간 위험

입력
2017.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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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억제제 먹으면 10년간 31%가 지방간 발병

유방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호르몬 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지방간이 생길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방암 재발을 예방할 수 있지만 지방간 등 다른 대사적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미(내분비내과 교수)ㆍ홍남기(내분비내과 강사)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2006년 1월~2015년 5월 유방암 수술 후 호르몬 억제제(타목시펜ㆍ아로마테이즈 억제제)를 먹기 시작한 328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31%인 103명에게서 지방간이 발병했다. 이 가운데 타목시펜을 복용한 환자가 아로마테이즈 억제제를 먹은 환자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61%높았다. 타목시펜과 아로마테이즈 억제제는 모두 유방암 재발과 관련 있는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하는 호르몬제제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로피언 저널 오브 캔서(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대상 328명은 타목시펜 사용군 164명, 아로마테이즈 억제제 사용군 164명으로 구성됐다. 평균 연령은 53.5세이며, 체질량지수(BMI)는 22.9kg/㎡였다. 이들 중 94%(307명)는 병기 2기 이하인 조기 유방암 환자였다. 모두 지방간을 포함한 간질환 전력이 없고, 하나의 호르몬 억제제만 꾸준히 복용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호르몬 억제제를 처음 먹은 날을 기준으로 종양관련 정보, 약제 정보, 복부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지방간 발생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1~2년 간격으로 복부초음파 결과와 추적관찰 기간 동안 기록된 간효소 수치 변화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대상자는 모두 호르몬 억제제 복용을 시작한 시점에 지방간이 없는 환자였다.

그러나 관찰 종료 시점에는 103명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됐다. 재발 방지를 먹은 타목시펜 등이 지방간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새로 지방간이 발견된 환자수는 타목시펜 사용군 164명 중 62명, 아로마테이즈 억제제 사용군 164명 중 41명이었다.

연구팀은 그룹별로 연간 1,000명당 발생빈도로 환산한 결과, 타목시펜 사용군은 128.7, 아로마테이즈 억제제 사용군은 81.1이었다. 이는 타목시펜 사용군에서 지방간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뜻이다. 특히 간효소 수치 상승을 동반한 지방간은 대부분 타목시펜 군에서만 생겨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호르몬 억제제 복용이 여성호르몬 기능을 억제하거나 농도를 낮춰 건강한 대사활동에 필요한 호르몬들의 불균형을 가져왔기에 지방간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유방암 환자에게 장기간 보조 호르몬억제요법을 시행했을 때 생길 대사적 합병증 관리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폐경 후 유방암 환자가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아로마테이즈 억제제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도를 더 높이는 독립인자라는 것과 대부분 약제 사용 2년 이내 지방간이 생긴다는 점을 밝힌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이유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유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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