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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할 수 있는 게 없어… 이대로 임기 마치면 엄청난 恨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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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할 수 있는 게 없어… 이대로 임기 마치면 엄청난 恨 남을 것”

입력
2016.04.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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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ㆍ의욕 많았지만 거의 안 돼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마음 고생”

국회 쟁점법안 처리 어려움 호소

수차례 감정 표현… 간간이 농담도

황상진(왼쪽에서 두번째)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비롯한 각 언론사 국장들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황상진(왼쪽에서 두번째)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비롯한 각 언론사 국장들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해보고 잘못해서 욕을 먹는다면 한은 없겠어요.”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감정에 호소하는 표현을 많이 썼다. 노동개혁 4법 등 국회에 발이 묶여있는 쟁점법안의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거나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설명했을 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여의도를 향해 “립 서비스”, “위선” 등 격한 표현으로 ‘국회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특히 파견근로자 보호법(파견법)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한’(恨)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답답한 심경을 하소연했다. 박 대통령은 “해보려는 것을 이렇게 못할 수가 있는지, 임기를 마치면 엄청난 한이 남을 것 같다”며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하는 건 아닌데 하는 마음의 아픔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읍소하듯 반문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그렇게 애원하고 호소하면 ‘그래 해보고 책임져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대목에서다.

그간 겪은 마음 고생도 털어놨다. 박 대통령은 “꿈도 의욕도 많았지만, 해보려던 게 거의 안 됐다”며 “열심히 밤잠 안 자고 이렇게 고민해서 왔는데 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혼자 가만히 있으면 너무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참패로 끝난 4ㆍ13 총선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심판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도 정면으로 반박하기보다 에둘러갔다. “(여야 양당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되는 것도 없고 식물국회 식으로 가다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간간이 참석자들의 질문을 농담으로 받아쳐 오찬장에선 여러 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상차림이 중식인 걸 고려해 한 참석자가 “대통령은 어떤 식사를 하실까 궁금했는데 먹어보니 회사 앞 북경반점하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하자, “칭찬으로 하신 말씀이에요, 비난으로 하신 말씀이에요”라고 응수한 게 한 예다.

또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느냐”는 농반진반의 질문엔 “제가 절대로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하신 것이니 답을 안 해도 실망은 안 하실 것”이라는 말로 답을 갈음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대비해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을 설명하다가는 “다시 엑시트(exit)할 수 있는”이라고 말했다가 “왜 영어가 먼저 생각나고 한국말이 생각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라며 “이거 잘못된 것(표현)인데 뭐지요”라고 묻기도 했다.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약속하면서는 “지금 이 좋은 날씨에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대로 산책도 못하고 이게 정말 뭡니까, 진짜”라며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간 예정됐으나 질의와 응답이 길어지면서 오후 2시 10분쯤 끝났다. 박 대통령의 언론사 국장 간담회는 취임 첫 해인 2013년 4월 24일 이후 3년 만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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