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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이 궁금해?] “떠도는 북폭 전쟁설... 트럼프도 쉽게 건드리진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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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이 궁금해?] “떠도는 북폭 전쟁설... 트럼프도 쉽게 건드리진 못할 것”

입력
2017.09.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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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폭격기 비행에 北 면역

대규모 위력시위도 예상

전쟁설 출처는 대부분 일본

“군사력 확장 명분 강화용”

문재인 대통령이 9월 4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와 통화 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한다. 청와대 제공 EPA=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4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르켈 총리와 통화 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한다. 청와대 제공 EPA=연합뉴스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 적절한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을 중심으로 9월 9일 한반도 전쟁설도 퍼지고 있다. 북핵 위기를 해소하려는 청와대와 외교안보당국의 노력, 대응을 확인하기 위해 외교안보 관련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달빛 사냥꾼(달빛)= 정부는 언제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준비는 돼 있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리 빨리 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죠?

큰기와집 더부살이(더부살이)= 문재인 대통령도 핵실험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목소리를 높였다고 합니다. 그동안 꾸준히 대화 메시지를 던지며 유화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했는데 그런 기대를 한 순간에, 그것도 최고 강도로 무너뜨렸기 때문인데요. 문 대통령은 ‘응징’이나 ‘분노’ 등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판문점 메아리(메아리)= 당국이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핵실험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작년 초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북한이 선언한 상태였고 6차 핵실험이 한미 레드라인 침범 여부 판단 기준 중 하나기 때문에 한동안 카드를 쥐고 있으면서 정치적, 전략적 고려를 할 거라 여겼던 듯합니다. 외려 운반체인 미사일 시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는데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쓴 거죠.

달빛=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6차 핵실험 후 산사태가 있었다고 하는데,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없나요?

메아리=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게 통일부 설명인데요. 풍계리 핵실험장이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형태에 격벽으로 여러 겹 차단하고 있긴 합니다. 과거 북한이 영상물로 자랑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썼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는 꼬박꼬박 참관하면서 핵실험장에는 안 갔다고 하는데 뭔가 위험이 있다는 방증이겠죠. 다만 한미 양국이 방사능 물질 포집을 못하게 북한이 밀봉하는 행태로 봐선 방사능 유출을 조심할 것 같기도 합니다.

달빛= 핵실험 대응 차원에서 미군 전략자산 전개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요?

삼각지 미식가(미식가)= 안보당국에선 아직도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B-1B 폭격기, F-22 편대 이렇게 오는 걸로는 북한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게 한미의 고민이겠죠. 이미 폭격기가 다녀간 직후 핵실험했고, 전략자산 한반도 임시 전개는 단순 위력시위라는 걸 북한이 파악하고 있다는 거죠. 수중 수상 공중 전력이 순차적으로 전개되거나 한꺼번에 전개되는 대규모 위력시위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메아리= 하지만 북한 야포나 단거리 미사일 사거리 안에 핵심 전략자산을 갖다 놓기는 껄끄러운 측면도 있습니다.

달빛= 전술핵 재배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소신인 것 같은데 청와대 등의 뉘앙스와는 차이가 있어요. 서로 역할을 나눴다고 보면 되나요.

메아리= 송 장관 발언들을 보면 대체로 군인의 역할에 충실해 보입니다. 자위적 무장을 하자는 쪽이죠. 외교적 해법보다는 군사적 준비를 늘 먼저 고려하는 듯합니다.

미식가= 레버리지는 레버리지로 써야 하는데, 워싱턴 간담회 등을 통해 국내 언론에 전술핵 얘기를 공개한 것 자체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달빛=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4기 임시 배치는 예상됐던 일정인데 북한 핵실험 때문에 조금 당겨진 걸로 봐야 하나요.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에 대한 서운함도 담겨 있는 결정인 것 같은데요.

메아리= 원래 8월 말 배치로 미국과 합의됐다는 얘기가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 입에서 나왔던 걸 보면 좀 늦어진 것도 있죠. 다만 배치는 이미 시간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명분이 필요해 늦춘 측면이 있지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 도출 시한(제출 후 40일)을 꽉 채웠으니 늦은 것도 아니죠.

미식가= 사드 배치는 모양새가 더 안 좋아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대통령이 러시아로 빠진 사이 성주 주민을 밟고 들어간 꼴이니까요. 청와대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같은 생각"이라며 책임을 떠넘긴 것은 회피하는 듯한 모양새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달빛= 국가정보원은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전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를 예상하던데 일선 안보당국에선 북한의 다음 도발로 어떤 이야기가 나오나요?

미식가= 핵폭탄 장착용 ICBM 개발을 궁극적 목표로 잡은 만큼 기술적 보완을 생각한다면 다음 수순은 ICBM 정상각도 발사로 볼 수 있습니다.

메아리= 로켓이나 미사일이라는 게 항공기와 달리 불안정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실전 배치하고 신뢰를 심어주려면 상당히 많은 시험 발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이 지상 모의발사 시험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험 발사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정상각도 발사가 몇 차례 더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달빛= 일본의 한 언론에서 9월 9일 북폭 전쟁설 얘기가 나오면서 실제로 불안해 하는 사람도 많아요. 초등학생인 아이가 학교에서 전쟁 난다고 들었다며 묻길래 말도 안 되는 얘기라 설명해주긴 했지만요. 전쟁설, 얼마나 신빙성이 있나요.

더부살이= 청와대에서는 한반도 전쟁설을 꾸준히 부인해 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과 상의 없이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전쟁을 하겠다면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국인을 미리 대피시켜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죠.

미식가= 외교안보를 담당하다 보니 주변에서 농반진반으로 전쟁 나는 거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쟁 나느냐의 의미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냐의 의미였다면 지금은 미국이 진짜 뭐 하는 거 아니냐의 의미가 강해진 거죠.

메아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낙 불확실한 인물이어서 그런 터무니 없는 이야기가 신빙성을 얻는 것 같아요. 북중 접경을 자칫 잘못 건드리면 확전이 불 보듯 뻔합니다. 반격 가능성도 크고 인질이 있으니 쉽게 북한을 건드리진 못하리라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미식가= 전쟁설이 일본에서 나온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듯 합니다. 일본에서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가 뭔지, 한반도 위기감이 높아지며 일본 군사력 확장 명분을 강화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해볼 만한 대목입니다

메아리= 김정은 위원장의 핵 보유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지금은 미국한테 인정 받으려는 욕망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화 수요는 그쪽도 분명 있을 거라는 게 통일부 고위 당국자 얘기입니다.

더부살이= 당분간은 제재 국면이겠지만 대화와 압박을 병행한다는 문 대통령의 근본 구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벼랑 끝 대치를 이어오다 막판 협상에 임하는 게 북한의 패턴이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보 문제라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전쟁 공포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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