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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톰과 제리’ 즐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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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톰과 제리’ 즐겨 봤다?

입력
2017.11.02 16: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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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등장에 영향 준 증거 기록도

만화 '톰과제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만화 '톰과제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1년 9ㆍ11 테러의 배후 조직 알카에다를 이끈 오사마 빈 라덴의 일가족은 사실 ‘톰과 제리’를 즐겨 봤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1일(현지시간) 지난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습격해 그를 사살한 후 현장에서 수집한 개인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 가운데는 컴퓨터에 저장된 영상파일들도 있는데, 이 파일 목록에 미국 애니메이션 방송 ‘톰과 제리’와 영화 ‘카’ ‘개미’ ‘아이스 에이지’ 영국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등이 포함돼 있다.

빈 라덴은 유년기에 서구를 방문하면서 일정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함께 공개된 개인 일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억만장자 가문의 자식인 빈 라덴은 10대 때 영국 옥스퍼드로 날아가 10주간 영어 학습 코스를 밟았다. 일기에는 빈 라덴이 이 때 “서구 사회는 퇴폐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정작 빈 라덴 자신의 컴퓨터에는 서구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미스터 빈’의 아프간어 더빙 영상, 일본의 3D 애니메이션 영화 ‘파이널 판타지 7 어드벤트 칠드런’과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등이 저장돼 있어 눈길을 끈다. 빈 라덴 혹은 그의 가족들이 서구 문화의 영향을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게 받았음을 암시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2011년 5월 3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처 모습. 한 파키스탄 소년이 미군의 급습 과정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 잔해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1년 5월 3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처 모습. 한 파키스탄 소년이 미군의 급습 과정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 잔해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빈 라덴은 자신을 다룬 서구매체의 시각도 궁금했는지, 다큐멘터리 ‘오사마 빈 라덴은 어디에 있나’와 CNN방송의 ‘세계의 현상 수배자들’ 등도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컴퓨터에는 알카에다 홍보영상, 아들 함자 빈 라덴의 청소년기 영상, 미국인 인질 잭 헨슬리를 참수한 영상 등도 들어 있었다.

한편 미국 민간기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아프간 전쟁 모니터링 프로젝트 ‘롱 워 저널’은 CIA가 공개한 자료를 분석해 빈 라덴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방대한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공동의 적’인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종파가 다른 이란 정부와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음이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빈 라덴이 아부 무사르 알자르카위를 통해 이라크 시아파 정부에 대항한 수니파의 반란을 조장했고, 그의 사후 결국 이슬람국가(IS) 등장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기록도 있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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