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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주제 정해 떠나면 여행이 훨씬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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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주제 정해 떠나면 여행이 훨씬 재미있죠”

입력
2017.01.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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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은 어떤 사람들에겐 여전히 ‘미친 짓’이고, 많은 이들에겐 ‘인생의 버킷리스트’다. 한국일보닷컴 여행페이지에 ‘김뻡씨의 행복여행’을 연재해 온 김태준(36)씨가 세계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의 카와라우강 다리 위 번지점프 대에 선 행복여행가 김태준(왼쪽)씨
뉴질랜드 남섬 퀸스타운의 카와라우강 다리 위 번지점프 대에 선 행복여행가 김태준(왼쪽)씨

●여행의 주제를 행복으로 잡은 이유는?

한국에서는 돈과 성공이 행복의 기준인 것 같았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고, 남을 배려할 마음의 여유는 없어지고. 이런 현실에서 미래의 삶을 위한 나침반이 필요했다. 유엔의 2016 행복리포트를 보게 됐는데, 157개국 중 1위는 덴마크였고 한국은 58위였다. 주변의 친구들도 대체로 불행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국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탄은 왜 행복지수를 만들었으며, 덴마크는 왜 행복지수 1위인지 알고 싶었다.

행복지수를 기준으로 부탄과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를 필수로 넣었고, 나머지는 대륙 별로 몇 국가를 선정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 시스템이 상이한 국가들을 조금씩이라도 체험해보려 했고, 최대한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자신만의 주제를 정하면 여행이 단조롭지 않고 훨씬 재미있어진다. 음식, 문화 등을 주제로 현지인들과 교감하다 보면 가족ㆍ사랑ㆍ시간ㆍ죽음 등 삶의 다양한 모습과 만나게 된다. 사랑과 자유 등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나 주제를 정하고 여행한다면 이후의 삶도 천천히 그에 맞게 변화할거라 생각한다. 나에겐 그게 행복이었다.

●세계여행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세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친구들은 ‘멋지다, 젊으니까 가능해, 대단해 부러워’라고 격려한 반면, 선배들은 ‘미쳤니? 결혼해야지, 집사야지, 나이가 몇인데? 돈 벌어야지’라는 걱정 섞인 반응이었다.

사실 기성 세대도 애들 키워놓고 은퇴 후 여행하는 게 꿈 아닌가? 끝없이 경쟁하며 살아왔지만 왜 사는 건지, 잘 살고 있는 건지, 이대로 살면 되는 건지 등 정작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다 보면 돈과 성공이 나의 꿈인지 주변인의 꿈인지 헷갈린다. 젊은 세대는 다르다. 일을 하면서도 즐거움을 찾고, 자기 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안정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더 치중한다.

●7개월 여행을 위한 경비와 사전 계획은?

경비는 원룸 전세금을 빼서 조달했다(한곳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여행에 비해 훨씬 많이 들었다고 했지만,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여행할 때 ‘사전계획형’인지 ‘현지조달형’인지는 개인 성격 차이인데, 나 같은 경우 ‘계획형’에 가깝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나서 준비하는 데 한달 정도 걸렸다. 이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했고 시차에 따른 피로를 줄이기 위해 진행방향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잡았다. 또 여행하는 동안 각국의 계절을 여름에 맞춰 짐을 줄일 수 있었다. 비행기는 주로 저가항공을 이용했고, 출발 전에 전부 발권해 경비를 줄였다. 시내 중심부의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해 숙박비도 절약하고 도보 여행으로 교통비도 아꼈다.

짐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3번째 국가인 인도로 들어가기 전 네팔의 포터들에게 가져갔던 짐(20kg)의 절반을 떼주고 나니, 배낭 하나로 충분해 홀가분하고 오히려 편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하나로 떠난 여행이었다. 사진 찍고, 글 쓰고, 여행정보 얻는데 스마트폰으로 충분했다. 남미 같이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시내 중심의 안전한 숙소를 택하고, 심야의 이동을 삼가는 것 등이 중요하다.

김씨는 이번 여행이 유학보다 더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폭넓은 독서와 열린 자세로 토론하는 데 동기를 부여한 것도 성과다. 여행을 마친 후 주변에서 안정감 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주제가 행복이었던 만큼 여행하면서 메모한 행복의 키워드들이 자신의 삶에 힘이 될 것이고, 주변에도 스며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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