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현우 기자

등록 : 2018.01.12 11:08
수정 : 2018.01.12 19:03

트럼프 “연 310억달러 무역적자는 한국에 대한 최대 협상카드”

WSJ와 인터뷰서 언급

등록 : 2018.01.12 11:08
수정 : 2018.01.12 19:03

“12개월 안에 보여주겠다” 강조

文정부 ‘남북 대화론’ 인정하며

과장된 수치로 통상압박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연방의회의 양당 의원들과 이민정책 개정을 놓고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보다 과장된 무역적자 수치를 제시하며, 북한 핵ㆍ미사일 등 안보문제 해결의 대가로 한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실리를 챙기겠다는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상당히 강한 협상 카드”라고 언급했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을 지렛대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나 무역문제에서 실리를 챙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과 대화를 통해 한미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2개월 안에 보여 주겠다. 당연히 그들(북한)은 그런 시도를 할 것이지만 나는 균열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긍정적인 결과를 자신했다. 이어 “균열에 관해서라면 무역 문제도 있다. 우리(미국)는 한국에 연간 310억달러(약 33조원)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그건 상당히 큰 협상 카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수치는 지난해 한국의 무역흑자 전망치(200억달러 미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특유의 과장 화법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맥락상 북한 문제 해결에서 남북대화에 나선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무역적자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12개월 안에 보여주겠다’는 부분은 통상압력을 1년 내내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대화에서 북한 문제와 무역불균형을 같은 수준의 의제로 거론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에는 트위터에 “북한과 새 무역협정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고, 공동 기자회견 도중에도 양국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양국이 한미FTA 개정에 합의한 이후, 11월 방한했을 때는 한국이 신속하게 개정 협상에 동의하고 미국 무기를 구매한 것에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긍정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아마도 매우 좋은 관계에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가 있다. 당신들은 상당히 놀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김정은을 ‘꼬마 로켓맨’ 으로 조롱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누그러진 셈이다. 또 ‘김정은과 대화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하지 않겠다. 했다, 안 했다로 답하지 않겠다. 그저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은 장차 이뤄질 북미협상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어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