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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혁신도시 포럼] “글로벌 금융인재 사무ㆍ생활 환경도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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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혁신도시 포럼] “글로벌 금융인재 사무ㆍ생활 환경도 신경 써야”

입력
2017.10.15 14: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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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대학원 등 금융타운

생산유발효과 2700억 전망

금융산업 원활한 생태계 위해

농생명 등 지역전략산업 연계

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로

[171013-64] [저작권 한국일보] 13일 오후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일보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북도의 공동 주최로 열린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도시 육성 비전’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 이강진 전북연구원 연구실장, 사회자 강동희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정재룡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센터 해외진출팀장, 임호성 전북 경제분석자문관. 신상순 선임기자 /2017-10-13(한국일보)
[171013-64] [저작권 한국일보] 13일 오후 전북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일보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북도의 공동 주최로 열린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도시 육성 비전’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 이강진 전북연구원 연구실장, 사회자 강동희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정재룡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센터 해외진출팀장, 임호성 전북 경제분석자문관. 신상순 선임기자 /2017-10-13(한국일보)

현행 국민연금법(제27조)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소재지를 전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의 후속조치로 2013년 7월 해당 법률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 전북혁신도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세계 3대 연기금 운용조직 중 하나인 기금운용본부가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558조 원에 달한다. 이 자산(적립액) 규모는 2022년엔 858조 원, 2043년 2,561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후 보장을 위한 보험 및 연금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한국은행 자금순환통계)을 토대로 한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전북혁신도시가 국내 제3의 금융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필요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전북도의 희망처럼 전북혁신도시를 대중국 경제전지기지이자 서남권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13일 한국일보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북도와 공동 주최한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도시 육성 비전’ 포럼에 참석한 금융전문가들 역시 “금융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이강진 전북연구원 연구실장은 “전북지역 금융산업은 은행 등 금융 중개기관을 매개로 한 간접금융 중심인데다, 그 비중도 크지 않아 연기금(기금운용본부) 이전이 지역의 금융시장과 연계할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다”며 “그나마 새만금이 대체투자지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중단기적으로 수익을 보장할 수 없어 사업성을 담보할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예금은행의 여신 및 수신 현황을 보면 전북지역 여신과 수신 비중은 각각 전체의 1.9%, 1.7%에 불과했다.

그는 이어 “제3금융중심지 조성에 정작 국민연금공단은 적극성을 띠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전북도와 국민연금공단이 제3금융중심지 조성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해 왔다고 해서 당장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는 건 아니다”는 얘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는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으로 이전해 지역 내 총생산(GRDP)이 최대 4,522억 원이 증가할 것이라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이 있다”며 “그러나 기금운용본부 비즈니스 특성상 부가가치가 창출을 위한 생산활동이 전북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타 제조업과 비교해 지역에 미치는 효과는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성 전북도 경제분석자문관은 “지금으로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할 수밖에 없다”고 고전주의 경제학 이론인 ‘세이의 법칙’을 언급하며, 현재 전북도가 처해 있는 열악한 금융산업 생태계 상황을 지적했다.

전북혁신도시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북지역의 특성을 살려 농생명 산업과 연계한 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로 혁신도시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유희숙 전북도 경제산업국장은 “현재의 미미한 금융인프라 대신 연기금 특화 금융 및 농생명 등 그린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대체투자 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며 “이처럼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콘셉트로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에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3금융중심지 조성을 위해선 연기금 관련 기관들의 전북혁신도시 내 추가 이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호성 자문관은 “전북지역의 열악한 금융 및 실물경제 환경에서 연기금에 특화한 금융산업을 육성하려면 기금운용본부와 유사한 연기금기관 및 관련 기관을 혁신도시에 집적화해야 한다”며 “이런 규모 확장을 통한 안정적 시장 조성은 해당 기금을 중개ㆍ운용하고자 하는 금융기관의 지역 내 유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지역 혁신도시로의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사업의 종결이 아닌 시작”이라며 “기금운용본부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금융생태계 조성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정재룡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센터 팀장도 “자산운용 부문은 자본의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원활한 수요와 공급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자산운용 금융중심지로서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금융중심지 역할을 위해선 관련 기관 유치도 중요하지만 관련 업계 종사자와 가족들에 대한 편리한 생활환경 조성 등 비금융적 요소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기금 중심의 금융산업이 전북혁신도시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물리적 공간 확보와 연기금 운용 전문 인력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 월가, 영국 금융가 등 전 세계 590여개 금융기관과 투자운용을 하고 있는 기금운용본부엔 매달 2,000여 명의 금융 관계자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인근에 사무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처럼 전북혁신도시가 글로벌 마켓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금융인재 육성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북도가 기금운용본부 옆에 금융업무지원과 회의시설, 연구ㆍ교육시설을 갖춘 전북금융센터와 연기금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희숙 국장은 “전북금융센터와 연기금 전문대학원 등이 들어서는 금융타운이 조성되면 이 지역 생산유발효과는 2,700억원, 고용유발효과도 2,200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는 등 사회ㆍ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연기금대학원 설립은 연기금 운영 전문인력 양성 및 향후 연기금 관련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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