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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의 '신대륙'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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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의 '신대륙' 팟캐스트

입력
2017.12.13 15:3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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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수한(왼쪽부터)과 안시우, 이융성이 팟캐스트 방송 ‘팟개스타’ 녹음을 준비 중이다. 최지이 인턴기자
개그맨 이수한(왼쪽부터)과 안시우, 이융성이 팟캐스트 방송 ‘팟개스타’ 녹음을 준비 중이다. 최지이 인턴기자

“요즘엔 ‘라면 먹고 갈래?’ 이런 건 안 통하나요?” “그것도 한두 번이지, 이미 먹었는데 감흥이 있나요.”

9월 종방한 SBS 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출신 개그맨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방송 ‘팟개스타’ 시즌1에는 시원한 대화가 오고 갔다. 문재인 대통령 성대모사를 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풍자하고(코너 ‘연관검색어’) 연애 관련 주제는 아슬아슬한 ‘19금 개그’(코너 ‘더 레드’)로 풀어냈다. TV프로그램처럼 엄격한 규제가 따르지 않으니 방송을 하는 개그맨들은 재기를 맘껏 뽐냈다. 9월 22일 시즌1의 마지막 방송에서 개그맨 정용국은 “19금 개그를 해도 되나 고민했는데, 청취자가 개그를 개그로 이해하고 어설픈 풍자도 편하게 봐주시니 방송을 하는 우리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개그맨들이 팟캐스트 방송을 파격적인 개그를 위한 실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개그맨 윤형빈은 1일부터 격투기 관련 팟캐스트 방송 ‘싸움의 기술’을 진행하고 있다. 격투기뿐 아니라 부부싸움, 직장 내 싸움까지 세상의 모든 싸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과 함께 18일부터 ‘안영미, 김지양의 귀르가즘’을 선보인다. 단순한 성적 개그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성문화 정착을 위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심의를 감안해야 하고 공익성을 앞세워야 하는 TV프로그램과 달리, 팟캐스트 방송은 진행자에게 모든 걸 맡기는 편이다. 대본에 구애 받지 않아 재치 있는 발언이 곧잘 나온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한 개그맨은 “개그맨이 짜인 틀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직접 방송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팟캐스트 전문사이트 팟빵의 한 관계자는 “팟캐스트 방송을 하는 개그맨들이 실험적인 아이디어가 많다”며 “또 다른 연예인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가지고 독특한 방송을 진행하려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폐지나 방송 하차로 출연 기회를 잃은 개그맨들에게는 팟캐스트가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팟빵은 신규방송이 2013년 705개에서 2017년 2,460개로 늘었고 애플리케이션으로만 매일 35만명이 청취한다. 광고 매출 규모도 늘고 있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KBS2 ‘김생민의 영수증’과 같이 지상파에 진출한 사례도 나오면서 개그맨의 팟캐스트 방송 출연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라인 방송에 관한 방송 규제가 미비해 지나치게 공익성을 해칠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은 건강한 방송 문화를 만들려는 자체적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온라인 방송의 영향력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공익성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해야 한다”며 “온라인 방송에 대한 규제와 제도 도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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