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송용창
특파원

등록 : 2017.12.24 14:47
수정 : 2017.12.24 19:53

안보리, 북한 원유 차단 턱밑까지 왔다

올해 네번째 대북제재 결의… 정유제품 90% 차단

등록 : 2017.12.24 14:47
수정 : 2017.12.24 19:53

ICBM 또 도발 땐 유류 제한 추가키로

북한 해외 노동자 2년 내 귀환조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 유엔본부에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을 바닥 수준까지 줄이고, 북한 해외 노동자를 2년 이내 송환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북한이 올 들어 시도한 잇단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때마다 채택된 2356호(6월) 2371호(8월) 2375호(9월)에 이은 네 번째다. 북한의 도발이 역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을 이끄는 레버리지로 활용돼 최후의 카드로 꼽히는 ‘원유 중단’의 턱밑까지 제재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대북제재결의 239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로는 10번째다.

이번 결의는 정유제품 공급량을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줄였다. 지난 9월 2375호를 통해 45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로 반토막난 데 이은 것으로, 두 차례 결의를 통해 90%가량을 차단한 것이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제재 수위도 급격하게 가팔라진 것이다.

특히 북한이 ICBM을 추가 발사하면, 정유와 원유를 아우르는 유류 제한 조치를 추가하겠다는 ‘트리거’ 조항도 명문화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시 중국 등과의 실랑이 없이 유류 제재 수위를 높여가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원유 공급에 대해선 ‘연간 400만 배럴’의 상한선을 명시했고, 회원국의 대북 원유 공급량 보고도 의무화해 원유 공급 축소의 발판도 마련됐다. 2375호에선 원유에 대해 ‘현 수준 동결’을 제시했으나,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원유량을 공개하지 않아 구두선에 그쳤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 때마다 포위망을 좁혀가는 미국의 전략에 따라 다음 타깃은 원유 공급 축소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24개월 이내에 송환 조치된다. 애초 미·중 협상을 거친 최종 수정안(블루텍스트·blue text)에서는 12개월 이내로 시한을 못박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러시아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표결을 앞두고 막판에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고용을 금지한 기존 제재결의와 비교하면 북한 노동자의 고용 종료 시점을 명시해 시기를 더 앞당긴 효과가 있다.

해상 차단 조치와 관련해선 제재 위반이 의심되는 선박이 회원국 항구에 입항했을 때 나포ㆍ검색ㆍ압류하는 조치도 의무화했다. 기존에는 해당 국가의 판단에 따랐지만 이제는 다른 회원국이 의심 선박 정보를 제공하면 의무적으로 검색 압류를 해야 한다. 영해상 의심 선박에 대해선 회원국이 자체 판단에 따라 나포ㆍ검색ㆍ압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북한 인사 16명이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추가됐다. 14명은 해외에 있는 북한은행 대표들이며, 나머지 2명은 미사일 개발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노동당 군수공업부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다. 단체로서 ‘인민무력성’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크리스마스 등 연말을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라라고 휴양지에 도착한 후 유엔 안보리 결의 소식을 접하고 트위터에 “유엔 안보리가 방금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15대0 만장 일치로 통과시켰다”며 “세계는 죽음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고 적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중국은 유관국들이 전면적이고 균형 있게 새 안보리 대북제재를 집행하길 바라며 한반도 유관 문제의 평화적 해결 추진을 원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내년 추가 독자제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U 대외관계청(EEAS)은 신규 대북제재 관련 언론 발표문을 통해 “EU는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유엔제재결의를 EU법으로 완전하게 전환할 것”이라면서 “압력을 가중하기 위한 추가 독자제재도 검토할 것이며, 채택은 2018년 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