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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국회 당수토론서 ‘신호무시화법’ 일관... “제대로 된 대답 4%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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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국회 당수토론서 ‘신호무시화법’ 일관... “제대로 된 대답 4%뿐”

입력
2018.06.20 17:16
수정
2018.06.20 18:3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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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8일 총리관저에 설치된 위기관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18일 총리관저에 설치된 위기관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모리토모(森友)ㆍ가케(加計)학원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당 의원들의 추궁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보여 온 답변 행태를 비꼰 ‘신호무시화법’이란 신조어가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고 있다.

20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신호무시화법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국회 당수토론에서 나왔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 질문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변을 신호등의 3가지 색깔인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분류한 것에서 비롯됐다.

도쿄에 거주하는 30대 회사원이 아베 총리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질문과 전혀 관계 없는 ‘빨간색’ 답변이 34%, 질문 내용을 반복하거나 해설하는 ‘노란색’ 답변 41%, 질문에 제대로 답한 ‘파란색’ 답변은 4%였다. 12분간 진행된 아베 총리의 답변 중 70% 이상이 의미 없는 내용으로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블로그에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고, 인터넷과 SNS에서 주목 받으며 블로그에 올린 해당 글에 대한 조회수가 6만건을 넘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어야 속임수 답변은 점점 힘들어진다”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의 무관심인만큼 무관심한 사람들도 읽고 싶어지는 글을 계속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당수토론 당시의 실제 토론 내용은 이렇다. 에다노 대표가 “아베 총리는 작년 2월 ‘나와 아내가 모리토모 학원 의혹에 관계됐다면 총리와 의원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는데도, 관련한 증거가 나오자 ‘뇌물에 해당하지 않으니 문제가 없다’는 건 국가 지도자로서 비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에다노 당수와 저는 25년 전 함께 당선됐습니다. 당시 에다노 당수는 일본신당으로 여당이었고, 저는 자민당으로 야당이었습니다. 25년간 여러 정당이 생기고 사라지고 또 이합집산이 일어났습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한다면 그것은 국가의 바람직한 모습을 응시해 정책을 만들고 실행해 결과를 도출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아무 관계 없는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이에 앞서 논점을 흐리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아베 총리의 태도와 관련, 일본에서는 ‘밥(ご飯) 논법’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밥 논법은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받았을 때 논점을 바꿔 질문 의도를 교묘하게 피해 답변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예컨대 “아침 밥을 먹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빵을 먹었으면서도 “먹지 않았다”고 답하는 식이다. 식사 여부를 묻는 질문 의도를 알면서도 “(쌀밥을) 먹지 않았다”고 의도적으로 답변을 미루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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