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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생리대 독성물질 제품, 왜 공개 안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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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생리대 독성물질 제품, 왜 공개 안 할까

입력
2017.03.2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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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2일 본보의 ‘발암물질까지 방출… 안전 찜찜한 생리대’보도 이후 실험군에 포함됐던 제품을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문의가 많았습니다. 그 동안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통, 피부 발진 등 말 못할 고통부터 원인 모를 여성질환들이 여성들을 괴롭혀 왔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여성환경연대 측은 “생리대 전 제품을 전수 조사한 게 아니라 일부 제품을 선정해서 조사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검출 시험의 목표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 공개가 아니라 생리대 유해물질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 및 제도 마련과 개선이라는 점을 감안해달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가 발표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은 2014년 미국의 여성환경건강단체인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omen’s voices for the earth)'가 P&G의 생리대 '올웨이스' 4개 타입 제품을 분석한 결과 발암성 물질인 스티렌,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등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품도 검증의 필요성이 제기돼 진행한 것입니다.

김 교수가 진행한 실험에서 조사한 11개의 제품에서 모두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고, 발암성 독성물질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검출된 화합물질이 유해성이 있다는 자체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만큼 위험한지, 위해성에 대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번 조사는 생리대를 통한 유해물질의 노출경로나 피부흡수 정도는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내가 됐건, 국외가 됐건 생리대의 안전성을 검증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생리대에서 방출되는 화합물질을 측정하는 방법 및 규정은 정해져 있지 않고 위해성 평가 기준은 없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생리대 안전성’을 등한시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오염 수준의 위해성을 추정하여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기업만 떠안기 어려운 책임이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을 정부와 업계도 일부 수용하고 있습니다. 의약외품 허가와 관리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유해물질 측정 시험법과 위해성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사업을 1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생리대를 제조하는 기업들도 일단은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이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어떤 제품을 써야 할지 궁금해하는 여성들에게 여성환경연대가 제안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향료 들어있는 제품 피하기 ▦면 생리대 삶아서 사용하기 ▦ 팬티라이너 사용 줄이기 ▦알레르기 증상 나타나는 브랜드 제품은 즉각 교체하기.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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