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AI스피커 전쟁’ 카카오-네이버, 콘텐츠로 승기… LGㆍ삼성도 가세

알림

‘AI스피커 전쟁’ 카카오-네이버, 콘텐츠로 승기… LGㆍ삼성도 가세

입력
2017.11.20 04:40
17면
0 0

이통사보다 출시 1년 늦었지만

카카오미니ㆍ웨이브 품절 러시

음원, 검색 등 서비스가 비결

LG전자, 네이버AI 탑재 제품 선봬

LGU+ㆍ삼성전자도 가세 채비

“배달, 송금 등 기능이 승부 좌우”

“올해 미국 내 인공지능(AI) 스피커 이용자는 3,60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10%를 넘어설 것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모바일 트렌드’ 보고서에서 “AI 스피커가 아직 초기 단계 기술이지만 활용 영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렇게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7억2,000만달러(약 7,910억원) 정도였던 세계 AI 스피커 시장 규모가 2021년이면 35억2,000만달러(3조8,7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AI 스피커가 미국에 등장한 건 아마존이 ‘알렉사’를 내놓은 2014년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보다 2년여 늦은 지난해 10월에야 상륙했다. SK텔레콤이 한국어를 알아듣는 AI 스피커 ‘누구’를 선보이면서다. 그 뒤 KT와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잇따라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AI 스피커가 낯설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AI 스피커 이용자는 7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동통신업체들이 경쟁의 판을 만들고, 인터넷 업체들이 키우는 양상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아직 AI 스피커를 내놓지 않은 LG유플러스도 가세할 예정이라, 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은 내년에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
네이버 AI 스피커 '프렌즈.
카카오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
카카오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

가격ㆍ콘텐츠로 네이버ㆍ카카오 초반 우세

눈에 띄는 건 인터넷 업계 맞수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세다. 두 업체는 이통사들보다 제품 출시가 1년 가까이 늦었는데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미니’는 출시 전 진행한 예약 판매에서 35분 만에 한정 수량 4,000대가 모두 동난 데 이어 지난 7일 정식 출시 때도 10분도 안 돼 준비한 물량 1만5,000대가 모두 팔렸다. 네이버 8월 AI 스피커 ‘웨이브’ 4,000대를 35분 만에 소진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지난달 26일 라인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를 디자인에 적용한 휴대용 스피커 ‘프렌즈’를 출시해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업체가 후발주자임에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는 ‘가격’과 음원 서비스, 검색, 카카오톡 같은 ‘콘텐츠’의 경쟁력이 첫손에 꼽힌다. 네이버의 경우 프렌즈를 음원 서비스 ‘네이버 뮤직’ 1년 이용권과 결합해 9만원에 판매하고 있고, 카카오도 멜론 정기결제 이용자에게는 정가 9만9,000원인 카카오 미니를 4만9,000원에 제공한다. SK텔레콤 ‘누구’가 14만9,000원, KT ‘기가지니’가 29만9,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문형철 이화여대 겸임교수는 “자사 음원 서비스와 결합해 공짜에 가깝게 공급함으로써 당장은 필요가 없을 것 같은 물건을 손에 쥐게 하는 것”이라며 “AI 스피커 판매 확대가 결과적으로 음원 서비스 점유율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네이버, 삼성-카카오 합종연횡 활발

네이버와 카카오로부터 일격을 당한 경쟁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 등으로 맞불을 놓는다. LG전자는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씽큐 허브’를 출시한다고 19일 발표했다. 클로바가 제공하는 네이버 뮤직, 검색, 뉴스, 번역 등 서비스에 더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LG전자 가전 7종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갔다.

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중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출시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탑재한 SK텔레콤, KT와 달리 클로바를 활용해 안정성을 높였다”며 “가입자 1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LG유플러스 가정용 사물인터넷(홈 IoT)과의 결합이 강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KT도 휴대가 가능하도록 크기를 줄이고 가격도 확 낮춘 기가지니 후속 제품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AI 스피커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별 차이가 없는데, 앞으로는 배달음식 주문이나 송금, 주식 거래 등 편리한 기능을 누가 더 빨리, 다양하게 제공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삼성전자 AI 플랫폼 ‘빅스비’와 카카오 ‘카카오i’가 연동하기로 한 것처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한 LG전자 AI 스피커 '씽큐 허브'.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한 LG전자 AI 스피커 '씽큐 허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