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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헤지펀드와 ‘10년 수익률’ 내기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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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헤지펀드와 ‘10년 수익률’ 내기 압승

입력
2018.01.01 16: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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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프로테제’ 대표 지데스와

64만달러 원금 걸고 10년 대결

버핏이 선택한 인덱스펀드 승리

판돈도 예상액 2배 이상 증식

총 222만달러 자선단체에 기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P 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P 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 10년간 투자수익률을 놓고 헤지펀드와 벌인 ‘세기의 대결’에서 압승을 거뒀다. 버핏의 귀신 같은 ‘투자 촉’은 애초 100만달러였던 내기 상금마저 2배 이상 불려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일 “버핏이 헤지펀드 매니저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그가 후원하던 자선단체가 222만달러(약 24억원)의 상금을 거머쥐게 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결은 10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뉴욕의 헤지펀드 운용사인 ‘프로테제 파트너스’ 테드 지데스 회장과 “향후 10년간 인덱스펀드(주가지수 등 특정 지표 움직임에 연동되는 펀드)가 헤지펀드(개인 자금을 모아 특정분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두고 내기를 걸었다. 버핏은 평소 헤지펀드의 운용 수수료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비판해 왔다.

내기에 따라 버핏은 뱅가드사의 ‘S&P 500’ 인덱스펀드를, 지데스 회장은 자체적으로 엄선한 5개 헤지펀드 묶음을 수익률 경쟁 대항마로 골랐다. 당시 양측은 내기 판돈으로 각각 32만달러씩를 내놓고, 이를 미국 국채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년 뒤 100만달러로 불어날 상금은 승자가 정한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렇게 2008년 1월 1일 시작된 둘 사이의 자존심 대결은 2017년 뉴욕 증시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달 29일 버핏의 완벽한 승리로 싱겁게 끝이 났다. 이미 버핏이 고른 인덱스펀드는 2016년 말까지 연평균 7.1%의 고수익을 낸데 반해, 프로테제의 헤지펀드 수익률은 2.2%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엔 인덱스펀드가 추종하는 S&P 500 지수가 연초 대비 18.4% 급등하며 2013년 이후 최고 상승곡선을 그리기도 했다.

둘 사이의 대결보다 더 놀라운 건 판돈의 엄청난 수익률이다. 버핏과 프로테제는 저금리로 국채 가격이 뛰어 불과 5년 만에 판돈이 100만달러 이상으로 불어나자 2012년말 판돈을 버크셔 B주 1만1,200주로 옮겨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버크셔 주가가 121%나 급등하면서 내기 상금은 애초 정한 1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222만달러까지 급증했다.

WSJ는 “버핏과 헤지펀드 간 10년 내기의 진정한 승자는 자선단체 '걸스 오브 오마하(Girls Inc. of Omaha)'”라고 평가했다. 걸스 오브 오마하는 6~18세 여자 청소년에게 교육ㆍ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다. WSJ은 “버핏의 조언에 따라 이 자선단체가 위탁 연령을 넘은 소녀들에게 임시 주택을 제공하는 새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흥미로운 대결을 전세계 투자자들이 또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CNBC방송은 전했다. 올해 88세가 된 버핏은 지난해 10월 펀드 매니저에게 보낸 메일에서 “10년 후에는 97살이 되기 때문에 더는 헤지펀드와 투자 대결을 하지 못한다”라며 “그때가 되면 내기를 제대로 분석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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