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윤주 기자

등록 : 2017.12.29 19:24
수정 : 2017.12.29 21:55

공전 1주일 만에 본회의… 민생법안 가까스로 처리

등록 : 2017.12.29 19:24
수정 : 2017.12.29 21:55

29일 오전 국회 본청 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들이 현안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개최 등을 합의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오대근기자

국회, 시간강사법 등 45건 통과

개헌ㆍ정치개혁특위는 통합해

내년 6월까지 활동 연장키로

검, 최경환ㆍ이우현 신병확보 가능

여야가 29일 국회 공전 사태 일주일 만에 가까스로 올해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미뤄 놓은 민생법안 등을 처리했다.

평행선을 달렸던 국회 개헌특위에 대해선 내년 6월 말까지 활동을 연장하기로 일단 합의했다. 여야가 진통 끝에 절충점을 마련했지만, 민생을 볼모로 정쟁만 벌이다 시간에 쫓겨 임시 봉합한 ‘벼랑 끝 합의’라는 따가운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각종 민생법안과 최재형 감사원장,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법 등 정부조직 관련 법안 등 총 45건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가 무산 된 이후 기약 없이 묶여 있던 법안들이 일괄 처리되기는 했다. 다만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관련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유명무실한 자원외교로 부실해진 공기업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반대토론에 나서면서 부결됐다.

민생법안 중에는 영세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전기용품및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및 시간강사들이 유예를 요청해온 이른바 시간강사법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들 법안은 12월 31일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폐기되는 일몰 법안들이라 관련 당사자들은 연내 통과를 강력하게 요청해 왔다.

본회의에선 최경환,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보고됐지만, 이날로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회기가 끝난 30일부터 최 의원과 이 의원의 신병 확보가 가능해졌다.

여야가 연내 본회의 개최로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정치공방에만 매몰돼 12월 임시국회를 허비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일주일 간 여야 원내지도부는 최대 쟁점이었던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두고 네 탓 공방만 벌이며 장외 신경전을 펼치는 데만 열을 올렸고,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도 언성만 높이기 일쑤였다.

보다 못한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조찬회동을 주선하며 “오늘을 넘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중재한 끝에 여야는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 통합한 특위 내년 6월까지 연장 ▦사법개혁특위 신설 ▦물관리일원화법 내년 2월 처리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국회 운영위원장은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처리 등을 전제로 전격 양보하면서 한국당의 몫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개헌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두고 여야의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연초부터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개헌특위와 관련해선 여야가 합의안 도출 시기를 두고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2월 중에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재인 개헌을 밀어붙이기 위한 포석”이라며 개헌안 합의 시한을 못박을 수 없다고 버티면서 여야는 결국 1월 중에 추가 협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개헌특위가 재가동되더라도 기싸움만 벌일 공산이 커 보인다. 당장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의원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민주당으로 이어진 삼각 커넥션이 추진하는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절대 이뤄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개특위에서 다뤄질 공수처 신설을 두고도 여야의 이견이 팽팽해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관계자는 “12월 임시국회 파업 사태는 새해 국회 운영 난맥상의 예고편 격”이라며 “여야가 서로 양보하기보다는 막판까지 버티기로 일관하는 벼랑 끝 국회 운영이 반복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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