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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마시는 ‘치맥’ 숙면 방해한다

입력
2018.07.16 20:57
수정
2018.07.20 06:2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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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첫 열대야 현상이 지난 11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열대야를 피해 시민들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다리 분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첫 열대야 현상이 지난 11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열대야를 피해 시민들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다리 분수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열대야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신경질만 늘었어요.”

서울을 비롯해 제주 대전 청주 서귀포 광주 부산 수원 등에서 지난 11일 첫 열대야가 나타나면서 불면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기온이 오를수록 잠자는 동안 심박수가 증가하고 몸 움직임이 잦아져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열대야란 하루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이고, 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무더운 여름 밤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본 NHK TV의 기상 캐스터였던 구리시마 아스시가 만든 용어다.

우리나라 성인의 여름철 수면시간은 6시간40분대로 사계절 중 가장 짧고, 하루 권장 수면 시간(7~9시간)에도 못 미친다. 불면의 밤이 계속되면 피로가 늘어나고, 집중ㆍ기억력은 떨어지고, 심하면 우울증ㆍ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도 문제될 수 있다.

18~20도, 잠 들기 적당한 온도

열대야에는 잠에 들더라도 깊게 들지 못하고, 자주 깨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찌뿌드드하다.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당연히 침실 온도를 적절히 맞추는 것이다.

잠을 잘 자기에 적절한 온도는 18~20도 정도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보다 덥거나 추우면 중추신경계가 흥분돼 각성 상태가 이어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된다”고 했다.

무더위로 인한 불면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실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침실 온도를 26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자기 전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침실 온도를 낮추고 자기 전에는 끈다.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숙면에는 미지근한 물 샤워가 도움이 된다. 찬물 샤워는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근육이 긴장되고 체온이 다시 올라가므로 오히려 수면에 방해될 수 있다.

잠들기 4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잠 들기 직전에 하는 심한 운동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독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등도 잠자기 전에 삼가야 한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커피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만큼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바람직하다. 생체리듬을 결정하는 하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인데 이는 해 뜨는 시간과 관련 있다.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므로 그만큼 일찍 일어나게 된다.

수면질환을 일으키는 대표적 원인이 스트레스다. 윤인영 교수는 “스트레스를 피하기란 여간 쉽지 않으므로 잠자기 전에 복식호흡, 근육이완법 등의 이완요법을 하는 것이 잠을 잘 들기 위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이완요법은 작용ㆍ반작용 원리를 이용해 근육에 힘을 모았다가 다시 천천히 힘을 풀면서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한 집중은 지나친 걱정이나 쓸데없는 생각을 피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을 이완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면을 유도할 수 있다.

늦은 밤에 마시는 술, 숙면 해쳐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치맥’ 등이 인기이지만 늦은 밤에 음주는 삼가는 게 좋다. 술기운을 빌려 잠자려다 오히려 숙면을 해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잠자는 동안 렘(REM)수면과 비렘(NREM)수면 상태를 오가게 된다. 렘수면은 몸은 잠들어 있지만 뇌가 깨어 있는 것과 가까운 얕은 수면상태다. 꿈도 주로 이때 꾸게 된다. 4단계로 나뉘는 비렘수면은 렘수면보다 깊은 잠이다. 이때는 뇌도 휴식을 취한다.

밤늦게 술을 마시면 렘수면과 깊은 잠을 방해해 자주 깨고, 자는 동안 알코올이 분해되는 대사작용으로 갈증을 느끼거나 화장실을 가게 만들어 숙면을 어렵게 한다. 특히 더운 날씨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더 덥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술로 잠을 청하다 보면 알코올에 의존하게 돼 술을 더 마시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코올은 처음에는 수면 유도 효과가 있지만 곧 내성이 생기고, 음주 후에 혈중 알코올농도가 떨어지면서 각성되기에 잠을 길게 자지 못하고 새벽에 깨게 된다”고 했다. 실제 알코올 의존 환자의 60%가 치료받기 전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술을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마시면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알코올은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이완해 코를 골거나 ‘컥컥’거리는 등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하루 한 잔 더 마실수록 수면무호흡증 위험성은 25%씩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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