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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덧바른 콘크리트 103년 만에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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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덧바른 콘크리트 103년 만에 벗다

입력
2018.06.20 16:23
수정
2018.06.21 06: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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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석탑 20년 보수 공사 완료 백제 무왕 때 건립된 東亞 최대 석탑 붕괴 조짐 보이자 일제가 응급 보수 국내 단일 문화재론 최장기 보수 공사
20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새 모습을 공개한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왼쪽부터)과 보수 공사 전의 모습, 1910년 촬영한 사진. 문화재청 제공
20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새 모습을 공개한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왼쪽부터)과 보수 공사 전의 모습, 1910년 촬영한 사진. 문화재청 제공

국보 11호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일제가 덧바른 콘크리트를 벗고 다시 태어났다. 20년간의 보수 공사 결과다. 백제 무왕 40년인 639년 석탑을 올린 지 1379년만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말끔해진 미륵사지 석탑을 언론에 공개했다. 안정성 문제로 해체 수리가 결정된 건 1999년. 2001년부터 모조리 해체한 뒤 6층으로 다시 쌓았다. 국내 단일 문화재로는 가장 긴 보수 공사를 거쳤다. 원래 몇층이었는지가 명확히 고증되지 않아, 형태가 남은 6층까지만 복원했다. 7층 혹은 9층이었다는 설이 있으나, 추정을 바탕으로 더 높이 올리면 석탑의 역사성을 왜곡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수된 석탑은 높이 14.5m, 너비 12.5m에 무게는 1,830톤이다. 탑의 원래 부재가 81% 재사용됐고, 나머지 부분엔 익산에서 나는 화강암인 황등석을 썼다. 사업비 230억원이 들었다.

석탑은 2,800개가 넘는 석재를 목탑처럼 짜 맞춘 구조다. 백제 불탑 양식이 목탑에서 석탑으로 바뀐 과정을 보여 주며, 한국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 된 석탑이다.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크다. 16세기쯤 벼락을 맞아 반파된 뒤 방치됐고, 1915년 일제가 콘크리트로 보수했다. 치석 제거 기구 등으로 세밀하게 걷어낸 콘크리트가 185톤 분량이다. 2009년 1층 내부 돌기둥(심주석)에서 사리장엄구(사리를 담은 용기)가 나와 건립 연대와 창건 배경 등이 밝혀졌다. 출토된 유물 중 일부를 복제해 심주석 윗부분에 심었다.

석탑을 에워싼 가설 시설물을 연말까지 철거하고 나면 일반에 공개된다. 준공식은 내년 3월에 열린다. 이번에 보수를 마친 석탑은 미륵사지의 석탑 3기 중 서쪽 터의 탑이다. 1992년 보수한 동쪽 탑은 9층짜리로, 마구잡이로 보수했다는 비판을 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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