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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지털 시대의 광고

입력
2018.05.14 10:5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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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광고는 어떻게 변할까” 뉴미디어 광고가 주 전공이기에 늘 갖고 사는 의문이다. 주변 지인이나 업계 실무자도 만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쉽게 답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광고의 변화를 정리하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아주 빠르고 그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사람의 집중력은 계속 저하된다. 에이에스에이피 사이언스(Asap Science)라는 과학관련 실험 유튜브 채널에 의하면, 우리가 특정한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2000년 13초, 2013년 8초로 점점 짧아지고 있다. 어떤 실험에서는 사람의 집중력이 금붕어 보다 낮은 정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시대의 유행어가 되는 광고 카피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온라인 상에서는 시청자의 ‘스킵(skip)’에 대응하기 위해 5초 안에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는 광고가 유행하기도 했고, 아예 ‘스킵’을 못하고 강제로 시청하게 하는 ‘스킬(skill)’을 광고 상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다양하고 획기적인 콘텐츠가 범람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광고는 생존을 위하여, 나아가 고객들과 더 친밀해지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우리 생활에 스며드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와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디지털 환경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선사했지만 동시에 각박함도 던져주었다. 그 속에서 기업들은 광고라는 형식 안에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아날로그 콘텐츠를 넣어 공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애달픈 직장인들의 하루를 녹여 만든 건강음료 광고를 보면서 많은 직장인들은 동병상련을 느낀다. 물질을 할 수 없는 해녀 할머니에게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바닷속 추억을 선물하는 광고를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고, 콜센터 상담원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 영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감정 노동자에 대해 되새기게 만든다.

광고 속 내용이 내 생활과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수록 주목도와 조회수는 올라간다. 소비자가 직접 댓글로 반응하고,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하는 디지털 시대에서의 광고는 콘텐츠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광고 쌍방향의 교감이다.

광고를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연결한 사례도 나온다. 국내 최대 에너지 화학회사는 주파수의 진동을 이용해 사업영역을 소개하는 광고와 평창 동계올림픽 응원광고가 온라인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조회수에 비례해 기부금을 조성해 전달하기도 했다. 광고를 시청하고 클릭하며 반응한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다. 이 외에도 디지털 광고 기술과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아트버타이징(artvertising)이라는 영역을 개척해 SNS에서 바람을 일으키거나 옥외 LED판넬이 소비자의 눈을 즐겁게 하며 퇴근길의 고단함을 덜어준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참 많은 것이 변했다. 돌아보면 그게 거기에 있었나 싶은 수많은 정보가 빠른 속도로 주변을 스쳐가고 그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느라 스스로의 존재조차 잊어버릴 때도 있다. 쏟아져 나오는 수 많은 광고들, 그 속에서 사회와 함께 하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될 때, 그것이 디지털 시대 광고의 참모습이라는 생각이다.

이시훈 한국광고학회장ㆍ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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