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지평선] GDP 한계론

입력
2017.04.27 16:36
0 0

국내총생산(GDP)은 ‘일정기간 한 국가에서 발생한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모두 합한 값’이다. 자동차를 만들든 휴대폰을 만들든, 그걸 생산하면서 발생한 부가가치, 예컨대 근로자 임금이나 완제품의 부가가치액 등을 모두 돈으로 환산해 집성하는 식이다. 연간 GDP는 그 나라의 경제력을, 국민 1인당 GDP는 그 나라 국민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쓰여왔다. 일반적으로 GDP가 높을수록 강국이자 선진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지표로서 GDP 한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 GDP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여성 가사노동처럼 지급결제가 되지 않는 가치 생산활동이나 지하경제가 GDP 산정에서 빠지는 등 경제 현실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인공지능(AI)의 생산활동 참여가 많아질 경우, 인건비 등이 줄어드는 식으로 GDP 왜곡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또 하나는 GDP가 삶의 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GDP 규모는 세계 11위이지만, 교통체증 환경오염 양극화 등에 따라 행복도는 60위권이다.

▦ GDP의 대안으로 모색된 지표로 유엔 인간개발지수(HDI)가 있다. 1인당 실질 국민소득 같은 ‘돈벌이’도 반영되지만, 문자해독률이나 평균수명 등도 종합해 삶의 질을 추정하는 식이다. 2011년 현재 노르웨이가 세계 1위이고, 우리나라는 15위다. OECD는 회원국 등 36개국을 대상으로 ‘더 나은 삶 지수(BLI)’를 개발했는데, 이것 역시 소득 외에 시민참여, 교육, 안전, 주거, 삶의 만족도, 일과 생활의 균형 등 10개 지표를 반영해 측정한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5위에 머무르고 있다.

▦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26일 GDP 개선 필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서울에서 열린 한은과 국제 소득 및 부 연구학회(IARIW)의 공동 콘퍼런스에서다. 그는 “GDP를 통해 성장을 정확히 측정해 나가는 한편 GDP가 포착하지 못하는 삶의 질도 균형 있게 측정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GDP 보완론을 들고 나온 통계청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산업구조의 변화나 삶의 질 평가 요구에 부응해 이젠 GDP를 보완할 더 진전된 방안이 나와 줘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